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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형 서울 관악서 경위
관악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인 이백형 경위가 지난달 1일 서울 관악구 남강중학교 정문에서 하교하는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관악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인 이백형 경위가 지난달 1일 서울 관악구 남강중학교 정문에서 하교하는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부아아아앙”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관악구 남강중 앞에 검은색 오토바이 한 대가 시끄러운 경적을 울리며 섰다. 오토바이에는 파란색 제복을 입은 경찰이 타고 있었다.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백형(42) 경위다. 2015년부터 관악지역 학교전담경찰관으로 활동 중인 그는 틈이 날 때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관악구 구석구석을 누빈다. 으슥한 골목에서 이뤄지는 학생들의 비행을 단속하려면 차보다 오토바이가 유용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형사님 안녕하세요.” 하교 후 교문을 나선 남강중 학생 절반 정도가 이 경위를 알아보며 인사를 했다. 그중 한 명은 이 경위에게 가까이 다가가 한참동안 얘기를 나눴다. 이 경위가 연계해준 병원에서 문신 제거 시술을 받고 있는 남강중 3학년 박모(15)군이었다. 박군은 “헤어드레서라는 꿈을 이루면 경위님께 새 오토바이를 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한 이 경위는 2001년 청와대를 경호하는 101단에서 경찰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강력계·기동대 등을 거쳐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를 맡았다. 학교폭력 사건이 종결되면 학교전담경찰관이 해야 할 일도 대략 마무리되지만 이 경위는  그때부터 또 다른 업무를 시작한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의 든든한 지원자이자 혹독한 교관이 되는 것이다. 학교폭력 가해자뿐 아니라 가출청소년·절도범 등 다양한 학생들과 교류한다. 처음에는 그의 연락을 무시하고 반항하던 학생들도 지속해서 관심을 보이면 어느새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사회적으로는 문제아일지 몰라도 제 눈에는 꿈과 가능성을 가진 청소년으로 보입니다. 가정불화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사랑과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해 잠깐 방황하고 있을 뿐이죠. 잘못된 방향을 바로 잡아 주면 누구나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의 카카오톡에는 친구가 3400명이 넘는다. 3000명이 관악구 학생들이고, 400명이 부모나 교사들이다. 메신저로 안부 묻는 것을 넘어 학생들에게 반성문도 쓰게 시킨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신림역에서 청소년 상담소 ‘런닝폴’도 운영한다.
 
이 경위는 자신도 한때 문제아였기 때문에 비행 청소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말한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친구들 돈을 뺏고 때린 적도 많았단다. 하지만 부모와 교사들의 믿음과 응원 덕분에 제대로 된 길을 걸어갈 수 있었다. 그는 “가출청소년이 검정고시에 합격하거나 구제 불능 문제아에게 ‘경찰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들으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뿌듯하다”면서 “바른길로 돌아오는 비행 청소년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사는 세상도 더 밝아지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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