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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후퍼의 비정상의 눈] 셰일가스 개발 유감

중앙일보 2018.10.31 00:35 종합 27면 지면보기
제임스 후퍼 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제임스 후퍼 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소규모 지진과 지역 주민 반대로 7년간 지연되던 영국 북쪽 지역의 셰일가스 개발이 2주 전 재개됐다. 셰일층에서 가스를 채굴하는 기술인 프래킹(fracking)의 개발을 통해 이제 셰일가스는 전통적인 천연가스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 그러나 영국의 셰일업계는 넘어야 할 몇 가지 장애물이 있다. 개발 지역의 생태계 교란과 수자원 오염, 기후 변화와 지진을 야기할 가능성이 그것이다.
 
처음 프래킹 기술이 상용화되기 시작했을 때 많은 이들이 경제성에서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화석 연료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에너지원을 갖게 됐다며 에너지 위기의 돌파구라도 찾은 듯 여겼다. 하지만 개발이 지연되는 동안 재생에너지 기술 또한 더욱 진보해 가격 효율성을 입증했고 굳이 프래킹 기술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
 
비정상의 눈 10/31

비정상의 눈 10/31

태양에너지 가격은 흐린 날씨로 유명한 영국에서조차 화석연료와 견줄 만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풍력에너지는 영국의 자연환경에 제일 적합한 기술로 이제 어떤 연료보다 더 싼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재생에너지에 지속적인 개발과 투자로 기술을 향상시키고 제조 방법의 개선을 이뤄나간다면 가격이나 환경의 측면에서 더 나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프래킹 기술은 좀 더 다른 미래가 그려진다. 개발과 생산 단계에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어야 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고갈되므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가 알버타의 석유 파이프라인 확장을 지지하며, 호주 정부 또한 대형 탄광 개발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한다. 선진국 정부들이 충분한 기술과 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소 배출량의 증가를 가속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기후변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인류가 중대한 결정과 변화를 감내해야 한다는 선고를 내렸다. 그런데도 왜 정부들은 재생에너지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화석 연료가 가져오는 재앙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개발을 지지하고 있는가. 악순환을 끊어내지 않으면 우리는 지갑이 텅 비는 것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넘어 지구 자체가 그 비용이 될 것이다.  
 
제임스 후퍼 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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