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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투명해지면 돈 제대로 돌아가 … 4% 경제 성장 가능”

중앙일보 2018.10.31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무료로 어린이 회계캠프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사진 한국공인회계사회]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무료로 어린이 회계캠프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사진 한국공인회계사회]

“불투명한 회계가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고 있어요. 회계만 투명해져도 연 4%대 성장이 가능할 겁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작년 주식회사 지정감사제 도입
공포일 10월 31일은 ‘회계의 날’
“아파트에도 감사공영제 적용을”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회계 투명성 제고가 필요한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는 30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회계 투명성이 높아지면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불투명한 회계가 성장률을 낮춘다는 지론의 근거는 두 가지다. 우선 잘못된 투자처 결정이 비효율적 자원 배분으로 이어진다는 점. 최 회장은 “쉽게 말해 돈이 성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업에 가지 않고 사기꾼에게 간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성장이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회계가 불투명하면 기업과 산업 구조조정의 적기도 놓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도 이익이 난 것처럼 속였기 때문에 구조조정 시점을 놓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회계 투명성 제고의 전기가 될 수 있는 일을 해냈다.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지정감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을 끌어낸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스스로 회계법인을 선택해 감사를 받았기 때문에 감사인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6년간 외부감사인을 자유 선임한 기업의 경우 금융당국이 새 감사인을 지정해준다. 회계사회는 이를 기념해 개정 외감법 공포일인 10월 31일을 ‘회계의 날’로 정하고, 오는 31일 오전 8시 서울 63 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회계의 날’ 기념식을 연다.
 
최 회장의 다음 목표는 이런 시스템을 아파트나 공익법인 등 비영리법인에도 확대 적용하는 것, 즉 감사공영제의 도입이다. 그는 “아파트 관리소장이 자신의 비리를 찾아야 하는 감사인을 스스로 뽑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기부금이나 보조금을 받아 좋은 일에 쓴다는 공익법인들도 매의 눈으로 감시해야 하는 곳이지만 역시 감사인을 자기 마음대로 뽑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 등 제 3자가 회계사를 지정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며, 업무가 많아 어렵다면 회계사회가 위임받아 대신해줄 수도 있다. 공익 감사 풀을 만들어 무작위 순번대로 감사인을 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기획재정부 1차관을 역임한 대표적 경제 관료 출신인 그에게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견해를 물어봤다. 최 회장은 “국민을 잘살게 한다는 경제정책 목표만 달성할 수 있다면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은 유연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진영 논리에 따라 수단에 집착해 교조적 방법론에 빠지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를 들어 주 52시간 근로제는 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3개월인 탄력적 시간 근무제 단위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마다 임대료 등 생활조건이 다른 만큼 최저임금 인상 폭도 차등 적용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에게까지 최저임금 인상 폭을 그대로 적용해주는 것도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박진석·이후연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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