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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전 재학기간 수사"…지난해도 유출 의혹

중앙일보 2018.10.29 11:59
이달 16일 한 행인이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정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16일 한 행인이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정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쌍둥이의 재학 기간 전체를 수사선상에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유출 의혹이 일었던 2학년 1학기 시험 외에도 1학년 전체 시험에도 유출이 있었는지 조사하겠다는 의미다. 이와함께 1학년 2학기 때 쌍둥이들이 과목 성적 우수상을 다수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험지 유출이 당시에도 일어났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찰, 25일 아버지·쌍둥이 3차 조사
성적우수상 1학년 1학기엔 예체능 2개
이후 국·영·수 포함 12개, 17개 받아

29일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 수서경찰서 측은 “수사 범위는 올해 1학기뿐 아니라 쌍둥이의 재학 기간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5일 쌍둥이와 이들의 아버지인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에 대한 조사도 재개했다. 경찰은 6·14일 두 차례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으나 동생이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중단된 바 있다. 이번이 3차 조사다.
 
경찰 관계자는 “아버지와 입원한 쌍둥이는 25일 오전부터, 다른 쌍둥이는 오후부터 조사를 했다”며 “조사에는 변호인과 가족에 입회했고, 의료진도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6일에는 사건과 관련된 교사 3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찰 수사와 함께 쌍둥이에게 지난해 2학기에도 시험지 유출이 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에 쌍둥이의 언니는 총 5개 과목에서, 동생은 7개 과목에서 과목성적 최우수상·우수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은 전체 1~3등에게만 준다. 우수상은 과목별 상위 4% 내에 들면 수상 대상이다.
 
이들이 수상한 과목을 살펴보면 언니(문과)는 영어독해와작문·한국지리에서 최우수상을, 국어Ⅱ·수학Ⅱ·지구과학Ⅰ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동생(이과)은 한국사·운동과건강생활·가정과학에서 최우수상을, 수학Ⅱ·한국지리·지구과학Ⅰ·미술창작에서는 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2학기 쌍둥이의 다수 수상은 예견돼 있었다. 쌍둥이가 올 1학기 전교 1등이라는 성적에 비해서는 못하지만 지난해 2학기 때도 상당한 성적 급상승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쌍둥이의 성적은 5등(언니)과 2등이었다. 문·이과에서 최상위권에 진입했기 때문에 여러 과목에서 성적 우수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문·이과에서 1등을 차지한 이번 학기에도 쌍둥이는 언니가 8개 과목에서, 동생이 9개 과목에서 최우수상·우수상을 받았다.
지난달 3일 숙명여고에서 학무모들이 '시험지 유출' 규탄 촛불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3일 숙명여고에서 학무모들이 '시험지 유출' 규탄 촛불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이들이 상을 받은 과목에 국·영·수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언니가 지난해 2학기에 수상한 과목을 보면 영어독해와작문(최우수상), 국어Ⅱ·수학Ⅱ(우수상)이 포함돼 있다. 동생도 수학Ⅱ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반면 이들이 상을 대거 받기 전인 지난해 1학기 때에는 미술창작과 운동과건강생활 같은 예체능 과목에서만 각각 상을 받았다. 당시 등수는 121등(언니)과 59등이었다.
 
김해영 의원실 관계자는 “직전 학기에 예체능 과목에서만 하나씩 받았는데, 바로 다음 학기에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 힘든 국·영·수 과목에서 상을 받은 게 확인됐다”며 “문제 유출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숙명여고는 개정된 ‘학업성적관리규정’을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평가관리실 신설 ▶자녀가 재학 중인 교원의 평가 관련 업무 배제 ▶평가문제 인쇄 기간 인쇄실 통제 구역 설정 등이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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