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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근무 4일만에 정규직 전환"…정부 방침 어기고 졸속·무더기 정규직화

중앙일보 2018.10.29 01:30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졸속으로 무더기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근무 4일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근무평가를 최하위로 받고도 정규직이 되면서 ‘로또 정규직’과 채용비리 의혹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문체부 산하기관, 정부 가이드라인도 어기고
KTV, 근무 4일만에 초고속 정규직 전환
한예종 조교 임용 2개월만에 8명 전환
근무평점 최하위 맞고도 '묻지마 전환' 까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39곳의 정규직 전환자 3784명 가운데 308명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입사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특히 이 가운데 38명은 근무 기간 2개월 미만의 초단기 전환자로 확인됐다. 
 
 
한국정책방송원(KTV)의 경우 현 정부 출범 이후 입사한 5명 가운데 3명이 4일만 근무한 뒤 초고속으로 정규직 전환됐다. 나머지 2명의 정규직 전환자 또한 입사 24일과 1개월 29일차의 초단기 근무자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도 실기조교 52명을 정규직 전환했는데, 8명이 임용 2개월 안에 초단기 전환됐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는 “현 근로자(2017년 7월 기준) 전환 원칙”이 제시됐다. 문체부 산하기관의 정규직 전환이 2017년 11~12월에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가이드라인조차 따르지 않은 졸속 정규직 전환이다.
 
‘묻지마 전환’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는 정부 출범 후 입사자 5명 가운데 근무평가 D(최하위)를 맞은 사람 3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정부 가이드라인에서는 “결격요인 등 최소한의 평가절차를 거쳐 전환”할 것을 명시했지만, 근무평가 점수가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TV)도 정부 출범 후 정규직 전환자 12명 가운데 3명이 2개월 미만의 초단기 전환자였다. 아리랑TV는 올해 실시한 2017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아 심사대상 123개 공공기관 중에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누적 영업적자로 인해 국민부담이 증가되는 등의 이유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결정에 따라 기능조정이 추진 중인 기관은 파견이나 용역직에 대해 전환 예외를 두고 있다”며 “아리랑TV가 원칙 없이 무리하게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리랑TV는 이에 대해 “경영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기능조정 추진기관으로 선정된 바는 없으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 것” 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이 원칙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데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있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데도 경쟁적으로 무리하게 정규직 전환에 나서면서 채용비리를 야기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정규직 전환 방침 밝힌 만큼 정부 출범 후 입사한 308명도 정규직 전환 노린 ‘모럴해저드’ 입사 가능성 높다”고 지적했다.  
 
한영익 · 김다영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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