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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보육료 유용’ 처벌하자…뒤늦게 법개정 나선 복지부

중앙일보 2018.10.28 15:0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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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영유아 보호자에게 지원한 ‘부모보육료’를 어린이집이 유용할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게 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뒤늦은 대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이행복카드 결제 정부지원 보육료
2014년 대법원 “‘보조금’아니라 처벌 불가”
복지부, 처벌 가능토록 유아보육법 개정 추진
김승희 의원 “정부, 입법공백 방치하다 뒷북”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권덕철 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전문가와 어린이집 원장·학부모 등과 중앙보육정책위원회를 열어 ‘어린이집 부정수급 등 관리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복지부는 보호자의 ‘아이행복카드’ 결제를 통해 어린이집에 지급된 부모보육료를 다른 보조금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내놨다.
 
어린이집은 국가·지방자치단체로부터 부모보육료(아이행복카드로 결제)·기본보육료(인건비 등)·3~5살 누리과정 운영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부모보육료 지원 액수는 종일반 기준으로 0세 아동이 월 44만1000원, 1세 38만8000원, 2세 32만1000원, 3~5세 22만원이다. 
 
문제는 부모보육료를 어린이집이 부정수급·유용할 경우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유아보육법에선 보조금에 대한 부정수급·유용만 처벌하도록 돼 있지만, 부모보육료는 보조금으로 보고 있지 않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열린 중앙보육정책위원회에서 위원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 개선방안, 어린이집 부정수급 등 관리강화 방안, 보육지원체계 개편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열린 중앙보육정책위원회에서 위원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 개선방안, 어린이집 부정수급 등 관리강화 방안, 보육지원체계 개편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연합뉴스]

이에 복지부는 학부모에게 바우처로 지급되는 정부지원의 부모 보육료 등도 보조금에 준하여 정해진 목적 안에서만 지출하고, 이를 유용한 경우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보조금을 유용하는 등 법 위반한 어린이집 명단 공개 대상을 확대하고, 부정수급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부모보육료 유용 문제는 이미 4년 전부터 문제가 돼 왔던 사안이다. 지난 2014년 대법원은 정부돈인 부모보육료에 대해선 ‘보조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어린이집이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직접 지원받은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결제를 통해 소유하게 된 돈이므로 목적과 용도가 정해진 보조금으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후 보육료를 부정수급한 어린이집 운영자에 대한 행정처분이 취소되는 등 비슷한 취지의 법원 판결이 이어졌다. 이에 시민단체 등에선 어린이집 보조금 관리·감독에 허점이 있다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19대 국회에선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이 부모보육료 유용을 처벌할 수 있는 유아 보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처리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어린이집 부정수급은 우선적으로 보육료 관련 분야에서 이뤄짐에도 정부는 20대 국회 내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았다”며 “복지부가 입법적 공백을 알고도 방치하다 사립 유치원 문제가 커지자 이제야 뒷북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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