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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영원히요" 80세 할아버지의 50년 만의 프러포즈

중앙일보 2018.10.28 14:43
[사진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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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은커녕 결혼식도 못 치르고 어느덧 결혼 50주년을 맞은 박순영(80) 할아버지. 어려운 시절 함께해 준 부인을 위한 할아버지의 감동적인 이벤트가 펼쳐졌다.
 
25일 스브스뉴스는 개항 60주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한 김포국제공항을 알리기 위해 한국공항공사가 준비한 ‘2018 소원을 띄우다’ 이벤트에 선정된 박 할아버지의 사연을 공개했다.  
 
박 할아버지는 ‘아내에게 프러포즈하고 50년 전 가지 못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고 싶다’고 이벤트에 신청했고, 한국공항공사는 이 사연을 선정해 두 분을 제주도에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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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할아버지는 “세상 여자들이 아무리 많아도 아내밖에 안 보였다. 빛이 났다”며 “제가 먼저 결혼하자고 졸랐다”고 말했다. 가난해서 결혼식도 못 하고, 신혼여행도 못 갔다는 그는 “제가 사업을 3번이나 실패했다. IMF 때부터 시작해서 너무 어려웠다”며 “(아내에게) 너무 미안해서, 이렇게라도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고 사연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9월 14일 아들과 함께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박 할아버지와 천선자 할머니. 이벤트에 관해 까맣게 모르는 천 할머니는 “아까 이야기 나누던 여자는 누구냐”며 신경을 썼다. 할아버지가 이벤트 준비를 위해 자리를 비우고 할머니의 걱정이 더해질 찰나 영상편지가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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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우리 천선자씨, 갑자기 TV에 내가 나와서 많이 놀랐죠? 우리 50년 전 결혼할 때 내가 프러포즈를 제대로 못 했잖아요. 오늘 제대로 하려고 하는데 저쪽으로 와 줄래요?”라고 말했다.  
 
어안이 벙벙해 자리를 옮긴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한달음에 달려가 꽃다발을 건네고 준비한 편지를 읽었다.  
 
[사진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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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하는 당신에게. 여보, 벌써 우리 결혼 50주년이 되었구려.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가족을 위해, 이 못난 남편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살아줘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구려. 당신이 아니었다면 우리 결혼 50주년도 아마 없었을 것 같구려. 우리 남은 여행도 지금처럼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검소하게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삽시다. 사랑해요 당신. 영원히요.”라고 말하고는 처음으로 할머니의 손에 반지를 끼워줬다.  
 
[사진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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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의 신혼여행을 떠난 할아버지는 이후 “나한테 이런 행운이 오다니 참으로 감사하다”며 “할머니가 아주 행복해, 좋아했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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