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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을 부장으로 경력 속여…취업서류조작 백태

중앙일보 2018.10.28 13:00 종합 20면 지면보기
[더,오래] 정혜련의 영원한 현역(21)
요즘 국감의 핫이슈는 단연 ‘채용 비리’다. 채용 관련 서비스를 오랫동안 해온 나로선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채용 비리를 저지른 공공기관에 지원했다가 억울하게 떨어진 취준생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안타깝다. 오늘은 채용과 관련한 각종 비리 사례를 살펴보고 대처방안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쇼핑하듯 학력을 선택하는 학력 쇼핑 센터. 학생종합전형이 생기면서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의 이력을 꾸며 파는 컨설팅업체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 [사진 정혜련]

쇼핑하듯 학력을 선택하는 학력 쇼핑 센터. 학생종합전형이 생기면서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의 이력을 꾸며 파는 컨설팅업체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 [사진 정혜련]

 
‘CEO 스펙을 조작해드립니다.’
혹시 이런 광고를 접한 적이 있는지. 대체 무엇을 광고하는 걸까 궁금할 것이다. 학생 종합전형이 생기면서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의 이력과 활동을 꾸며 파는 컨설팅업체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이 이렇게 진학을 위해 자신이 하지도 않은 활동을 허위로 적어 원하는 대학을 간다 한들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는 아마 성인이 되는 첫 단추를 잘못 꼈다는 죄의식으로 평생 괴로워할 것이다. 대학입시 서류를 조작해 합격한다면 그 학생의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에 나가서도 원리원칙보다는 꼼수나 요행을 노릴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입시와 관련해 또 한가지 유사한 사례가 있다. 한때 미국 유수 대학 MBA 과정의 한국 국적 지원자들이 경력을 조작하거나 추천서를 직접 써 제출한다는 루머가 돌았다. 이 때문에 상위 20위 안의 대학들은 외부 업체와 계약을 맺고 MBA 과정 지원서상의 학력과 이력을 철저하게 검증한다고 한다.
 
공공연한 취업 서류 조작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서류 조작이 입학시험뿐 아니라 취업 전선에서도 공공연하게 자행된다는 사실이다. 취업컨설팅 전문업체들이 취준생의 커리어를 조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이 쉽지 않은 커리어를 가진 취준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채용담당자의 관심을 끌 매력적인 커리어를 쌓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취업에 유리하게끔 이력을 조작해 주는 업체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일부 컨설팅 업체는 허위로 이력을 작성해 줄 뿐 아니라 가짜 학위증이나 경력증명서도 발급해주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그리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 채용담당자가 이력서상의 이전 직장들에 전화해 평판 조회를 할 것에 대비해 이전 직장들의 전화번호 대신 컨설팅 업체의 전화번호를 기재해 넣는다. 평판 조회가 들어오면 컨설팅업체 직원은 이전 직장의 고용주나 직속 상관으로 위장해 지원자의 조작된 이력을 제공한다. 이렇게 평판 조회 프로세스까지 조작해 채용담당자를 감쪽같이 속이는 것이다.
 
10명 중 1명 이력서 내용 사실과 달라
이력서에 기재한 내용이 실제와 다른 것으로 적발된 비율이 11-15% 정도로 밝혀졌다. 열 명 중 최소한 한 명은 이력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사진 정혜련]

이력서에 기재한 내용이 실제와 다른 것으로 적발된 비율이 11-15% 정도로 밝혀졌다. 열 명 중 최소한 한 명은 이력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사진 정혜련]

 
그럼 실제로 이력서를 과장하거나 허위로 조작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이력서 허위기재 행위를 전문 용어로 이력서 ‘뽀샵질’이나 ‘마사지’라고 부른다. 국내의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경력직 지원자가 이력서에 기재한 내용이 실제와 다른 것으로 적발된 비율이 약 11~15% 정도다. 열 명 중 최소한 한 명은 이력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야기다.
 
그럼 이력서 내용 중 거짓 정보의 유형을 살펴보자. 전체 거짓 정보 적발 건수를 100으로 할 때 경력사항을 속이는 경우가 35%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학력 위조가 19%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후보자의 재정적인 신용도 문제, 도로교통법 위반사항이나 사고 이력 또는 이전 직장에서의 좋지 않은 평판 등이다.
 
경력 사항을 속이는 경우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 아예 근무조차 안 했는데, 다닌 것처럼 꾸미는 대범한 사람은 흔치 않다. 가장 흔한 유형은 경력 기간을 늘리거나 경력과 경력 사이의 단절된 기간을 속이는 것이다. 짧게 토막 난 근무경력이 여러 개면 채용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6개월 단위의 짧은 경력 4개를 하나로 이어 2년으로 만들거나, 너무 짧은 근무 기간은 적당히 늘려서 기재하기도 한다. 또 과장을 부장으로 기재하는 등 사내 직급을 올려 쓰거나, 주니어였는데 시니어로 명칭을 바꾼 경우도 있다.
 
위로금을 연봉에 포함하기도
서류 조작에는 연봉을 속이거나, 임시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기재하는 등 여러 유형이 있다. 촘촘한 단계별 채용으로 조직문화에 딱 맞는 좋은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서류 조작에는 연봉을 속이거나, 임시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기재하는 등 여러 유형이 있다. 촘촘한 단계별 채용으로 조직문화에 딱 맞는 좋은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연봉에 관한 기억에 남는 사례는 희망퇴직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받은 위로금을 마치 본인의 연봉인 양 속인 월급쟁이다. 나중에 이를 알게 된 인사담당자는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권고사직’임에도 퇴사사유에 자발적 퇴사로 기재하기도 한다. 직접 계약직이나, 정직원이라고 쓰는 임시 계약직도 있다. 대기업 계열사나 본사와 직접 연관성이 없는 대리점 소속인데도 정규 직원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과거 내가 담당했던 경력조회 케이스다. 우유를 생산하는 대기업의 본사 소속이라고 소개받았는데, 검증해보니 재직 기록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지방의 우유 대리점에서 아르바이트한 것을 마치 본사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한 것처럼 속여 검증단계에서 적발된 것이다.
 
이제까지 서류조작과 이력서 마사지의 여러 유형에 대해 살펴보았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드러커는 “채용에 5분을 쓴다면 잘못된 채용으로 빚어진 사고를 수습하는데 5000시간을 쓰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빈틈없이 촘촘한 단계별 채용으로 조직문화에 딱 맞는 좋은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혜련 HiREBEST 대표 nancy@you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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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 정혜련 HiREBEST 대표 필진

[정혜련의 영원한 현역] 인력개발에 잔뼈가 굵은 HR 전문가. 은퇴를 하면 꼭 재무적 이유가 아니라도 활기찬 삶을 위해 재취업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학교 졸업 후 첫 직장에 취직하려면 경쟁력있는 스펙을 쌓아야 하듯이 재취업에도 그에 맞는 스펙과 경력이 필요하다. 은퇴에 즈음한 독자들을 대상으로 사례별로 준비해야 할 경력관리 방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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