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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카슈끄지 약혼녀, 트럼프 초청 거절 “대중 환심 사려 불러”

중앙일보 2018.10.27 11:10
26일 터키 방송 하베르 튀르크와 인터뷰하는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 [AP=연합뉴스]

26일 터키 방송 하베르 튀르크와 인터뷰하는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 [AP=연합뉴스]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터키인 약혼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대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카슈끄지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는 26일(현지시간) 터키 방송 하베르 튀르크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가 실종된 지 며칠 만에 나를 미국으로 초청했다”며 “나를 초대한 건 전적으로 대중의 환심을 사기 위한 걸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관한 그(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매우 짧은 시간에 정반대를 오갔다”면서다.
 
이어 젠기즈는 미국이 카슈끄지 피살사건을 규명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할 때까지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상층부로부터 바닥까지 이 야만적 행위에 연루된 모든 이들이 처벌과 정의의 심판을 받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 2일 카슈끄지가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총영사관에 들어갔을 때 젠기즈는 영사관 밖에서 그를 기다렸다. 그러나 카슈끄지는 끝내 총영사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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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기즈는 인터뷰 중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여러 차례 눈물을 쏟았다. 그는 “25일이 흐르는 동안 나는 날마나 죽었다”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둠 속에 빠졌다”고 슬픔을 토로했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면 결혼하지 말자고 했을 것이고 자말(카슈끄지)이 총영사관으로 가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카슈끄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그를 사우디 반체제 인사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는 사우디에 있는 친구들이 글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쓸 책무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고 기억했다.
 
지난 2일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AP=연합뉴스]

앞서 카슈끄지의 장남 살라가 카슈끄지의 약혼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언론에 밝힌 데 대해서는 “사우디에 있는 그의 가족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면서 “카슈끄지는 전처와 결혼이 정치적 이유 때문에 파경을 맞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까지 사우디 당국으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으며, 카슈끄지의 시신이 발견되더라도 사우디에서 열리는 장례식에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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