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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사법농단 첫 구속···검찰 칼끝 양승태로 겨눈다

중앙일보 2018.10.27 02:05
'재판거래 및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규명할 핵심인물로 지목된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7일 구속됐다. 임 전 차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후 전ㆍ현직 법관을 통틀어 구속된 첫번째 인물이 됐다. 검찰의 칼끝은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본격적으로 향하게 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1호 구속

영장심사를 맡은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이날 오전 2시쯤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중심에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중심에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앞서 6시간가량 진행된 영장심사에서는 임 전 차장과 검찰 간에 치열한 법리 논쟁이 벌어졌다. 임 전 차장은 180여쪽의 의견서을 제출하며 각종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그는 일제 강제 징용 재판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련 소송 등에 개입한 건 다소 비판을 받을 수는 있어도 법적으로 죄가 되지는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관들을 뒷조사한 건 법원행정처 업무의 일환이었으며, 심의관들은 복종의 의무가 있으므로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문건을 작성했다는 판사들의 진술과 대법원 판례 등을 들며 맞섰다. 검찰은 실제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임 전 차장이 심의관들에게 부당하게 재판 개입을 검토시킨 자체가 직권남용에 해당된다는 논리를 폈다. 또 임 전 차장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차명전화를 만든 점 등을 들며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달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해 첫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가로막혔다.

이밖에 각종 압수수색영장은 90%가량이 기각돼, 임 전 차장의 경우에도 구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오기도 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료 입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진술에 의존하는 수사로 변질하고 있다”며 에둘러 법원을 비판했다.

 
이번에 검찰이 임 전 차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는 빠르게 윗선으로 치고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사법부에서 실무 행정을 총괄한 의혹의 중심인물이자, 양 전 대법원장으로 가는 ‘관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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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의 최종 지시자가 양 전 대법원장이라 보고 있다. 지난 23일 청구한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청구서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차한성ㆍ박병대ㆍ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거의 모든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이른 시일 내로 양 전 대법원장 등 전·현직 고위 법관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날 영장심사를 맡은 임민성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와 대법원 근무경력이 없이 일선에서 재판 업무만을 맡아왔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영장을 심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어서 법원이 공정성 논란을 의식해 임 부장판사를 지정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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