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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협도 채용 비리 의혹, 3년 전 지적 받고도 정규직 전환 밀어붙이기

중앙선데이 2018.10.27 00:45 607호 1면 지면보기
공익의료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에서도 ‘고용세습’이 이뤄져 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2015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협회 임직원의 가족·친인척 등이 채용된 일자리 대물림 문제가 이미 지적됐으나 현재 일부 고위직 자녀 등은 이미 무기계약직으로 바뀌어 정규직 전환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익 제보자는 26일 중앙SUNDAY에 “수년 전부터 협회 고위간부 자녀·친인척 등이 협회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인이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가계도’라는 고위간부의 실명이 적힌 문서를 작성, 취재진에게 전달했다. 협회는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설립된 사단법인이며, 보건복지부의 감독 하에 국가건강검진·건강증진 사업을 한다. 실제 명단에 나온 고위간부 A씨의 경우 딸이 올 1월부터 협회 모 지부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공채시험을 실시하는 대신 전국 17개 지부 등에서 필요한 인력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한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딸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정하는 결재권자 중 한 명이었다.
 
다른 고위 간부 B씨의 아들도 지난 2014년 모 지부에 기간제로 입사, 현재 무기계약직으로 근무 중이다. B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들에게 기간제 지원을 권유만 했을 뿐 채용이나 무기계약직 전환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지방 지부의 간부 C씨는 무기계약직인 아들과 같은 지부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 전환 때만 필기·면접시험을 치른다. 이들 고위직 자녀는 정규직 전환 시험을 앞두고 있다.
 
건강관리협회는 2015년 복지위 국감에서 5년간 전·현직 임직원의 자녀 33명과 친인척 17명 등 모두 50명을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임직원의 가족·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채용을 막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지만,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확인해 이들의 입사를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며 “무기계약직 전환은 공정한 인사평가에 의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 협회에선 한번 정규직이 되면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중간 관리자인 차장급의 경우 평균 연봉이 7000~8000만원에 달한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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