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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된 좌파 지상파로, 보수가 유튜브 게릴라 하는 중”

중앙선데이 2018.10.27 00:02 607호 4면 지면보기
[SPECIAL REPORT] ‘기계치’ 유튜버 고성국
고성국. [뉴시스]

고성국. [뉴시스]

원고지에 글을 쓰고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기계치’ 유튜버. 얼핏 형용모순인 듯한 수식어들이 어울리는 이가 있다. ‘고성국TV’의 고성국씨다.
 

MB·박근혜 시절 저항언론 활동
좌파 논객들 고액 받고 방송국행

최근 20시간 동영상 삭제·중단 뒤
구독 하루 1500명, 3배 정도 늘어

민주당 측 가짜뉴스 기준이라면
과거 광우병·천안함 괴담도 해당

유튜브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강세를 보인다기에 올 들어 유튜브를 시작한 그에게 연락했다. 제법 길게 통화한 건 두 차례로 9일과 26일이었다.
 
그 사이엔 16일 유튜브에 의해 20시간 동영상이 삭제된 일이 벌어졌다. 공교롭게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특위가 서울 역삼동 소재 구글코리아를 찾아가 삭제해 달라며 104건의 유튜브 콘텐트 리스트를 봉투에 담아 전달한 다음날이었다. 구글 측에선 “착오가 있었다”고 정상화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모종의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그러다 민주당의 삭제 요구를 구글 측이 “위반 콘텐트가 없다”고 뿌리치고, 민주당이 104건 삭제 요구 대상 중에 고성국TV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공개한 일도 있었다.
 
이런 배경 때문일까. 고성국TV 채널의 구독자가 이달 초 9만7000명이었는데 26일엔 11만4000명으로 늘어 있었다.
 
디지털은 고사하고 ‘기계’와도 거리가 먼 그에게 유튜버가 된 계기를 묻자 “30년 방송을 했는데 방송이 줄어들어서”라고 말했다. 그러곤 유튜브가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는 새로운 장이 되는 데 대해 “전자 민주주의(E-democracy)가 이런 형태로 구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로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두 시간가량 생방송을 한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 사이 구독자 수가 늘었다.
“16일 동영상이 삭제되고 17일 생방송을 하지 못했다. 방송이 안 나간 지 하루 만에 구독자가 1500명 정도 늘어났다. 방송 중단 사태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평균 하루에 300~500명 정도가 신규 구독자로 가입해 왔다. 그날 당일 평균에 비해 세 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어떤 의미로든 고성국TV 힘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계기는.
“나는 프리랜서라 방송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이 없으면 가고 싶어도 못한다. 장사를 하면 매출이 예상되듯 30년 방송 생활을 하게 되면서 방송 평균량이란 게 있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방송해 달라는 요청이 끊긴다 싶었다. 탄핵 국면 즈음부터인 듯했다. 특정 세력이 탄압하거나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의 콘텐트가 시청자들의 요구와 욕구에 미치지 못하는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면에서 평생 방송한 사람인데 일거리가 줄어들고 사회에 던질 메시지는 쌓여 가고 답답해하던 터에 나 혼자 방송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러니 무모한 용기가 생긴 것이다. 다 (유튜브) 한다니 해볼까 했다. 콘텐트를 내가 제시하고 카메라와 편집은 후배나 제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7개월여 됐다고 들었다.
“3월 1일 독립운동 하는 기분으로 시작했다. 스마트폰 하나 가지고 천안 아우내독립만세운동기념공원에서 했다. 처음엔 생방송이 되는 줄 몰랐다. 오전 6시부터 조간신문들을 쭉 보며 준비한다. 생방송으로 하니 동시접속자 수가 표시된다. 오늘(9일) 보니 5000~5500명 정도가 동시접속하더라. 내가 좋게 생각하는 건 채팅장에 올라오는 댓글이다. 약간의 변화들이 있었는데 내 느낌으론 댓글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특정 정파에서 의도를 가지고 비난 또는 방해하기 위해 들어오는 이도 있긴 한데, 최대한 강제퇴장(강퇴)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 것 정도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어제인가 한 번 강퇴를 시켰는데 게스트에게 인신비난을 해서 어쩔 수 없었다.”
 
유튜브가 보수의 진지가 됐다고들 말한다.
“이른바 좌파의 활동가들이 다 문화권력이 돼 더 이상 ‘게릴라전’을 안 한다. 이명박·박근혜 때 ‘저항언론’ 활동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지상파에서 고액의 출연료 받으면서 권력이 됐다. 나는 그런 거를 문화권력이라고 생각한다. 게릴라를 안 하는 거다. 보수가 그들을 밀어냈다는 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 저항언론 활동을 중단한 것이다. 지금은 저항언론이라고 한다면 보수가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유튜브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된 시기와 묘하게 일치하는 것이다. 유튜브 시대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면 좌파의 활동가들이 유튜브를 장악했을 거다. 그 당시엔 유튜브가 없으니 팟캐스트를 한 것이다.”
 
그의 말대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선 김어준·주진우·김용민씨 등의 팟캐스트가 대세였던 데 비해 문재인 정부에선 보수 논객들의 유튜브 채널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구독자 수가 20만 명이 넘는 채널도 속속 나온다. ‘정규재TV’ ‘신의 한수’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등이다. 정당의 유튜브 채널도 유사한 추이다. 자유한국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의 구독자가 2만7000여 명인데,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9000여 명에 불과하다.
 
플랫폼은 다를 수 있지만 정권과 반대되는 성향의 소셜미디어 활동이 활발해지는 현상은 미국에서도 관찰된다. 공화당 집권 때 진보 진영이, 민주당 집권 때 보수 진영이 활기를 띤다는 것이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쪽이 강세란 18일자 뉴욕타임스 보도도 있었다.
 
민주당에선 가짜뉴스의 온상이라며 유튜브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특위에서 구글 측에 요구한 걸 구글이 거절한 데 대해 민주당 측이 입법하겠다고 구글을 압박하는 건 다 아는 일일 테고, 그걸로 구글이 압박을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민주당은 시시비비를 가리려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는 것이 있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그것을 뉴스의 형태로 배포하는 것이다. 그들의 정의에 따르면 그런 걸 유튜브만 하나. 트위터·페이스북 등 여러 가지로 할 것 아니냐. 좌파나 우파냐를 떠나 그런 행위는 법을 위반한 것이니 처벌할 법적 근거는 (이미) 차고도 넘친다. 또 이미 그런 사례는 좌파 진영에서 훨씬 오래 전부터 만들었다. 광우병 괴담, 세월호 괴담, 천안함 괴담,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괴담 등이다.”
 
그에게 “보수 유튜버 중에서 분명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자 그는 “다른 유튜브는 안 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안 하고 방송도 안 본다”며 “그런 게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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