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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인권 상황 그대로” 북·미 대화 국면에도 유엔 결의안 추진

중앙일보 2018.10.25 00:18 종합 4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왼쪽 둘째) 등 군 수뇌부와 회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왼쪽 둘째) 등 군 수뇌부와 회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가장 논의를 꺼리는 분야 중 하나가 ‘인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백두혈통의 도덕성과 직접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매년 말 유엔총회에 북한인권결의안이 상정되면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관련 논의를 조금이라도 축소시키기 위해 바쁘다. 미국과 핵협상을 하고 있는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면 14년 연속이다.
 

유엔총회서 14년째 채택 유력
특별보고관 “정치범 학대 계속돼
판문점 선언 등서 언급 없어 우려”
북 “대화 흐름 망치는 정치적 도발”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기자간담회가 그 서막이다. 그는 “한반도 안보와 평화, 번영에 대한 중요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인권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수감 시설에서 학대가 자행되고 있고 정치범 수용소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는 중대한 우려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소외된 지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도 전혀 진전이 없고, 중국이 탈북자들을 체포해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는 일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그러나 남북 정상의 판문점 공동선언이나 북·미 정상의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유엔은 북한과의 합의에서 인권 문제가 배제된 점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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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당장은 인권 문제보다 북핵 이슈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한다면서도 “북한은 인권 문제로 인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유엔 접근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이 평양에 가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나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이 같은 입장을 담은 보고서를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인권담당)에 제출했고, 12월 유엔총회에 정식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 이슈가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제외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주유엔 미국대표부는 인권 문제가 우선순위라는 입장을 매우 분명히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도 올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하는가”라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질의에 “우리는 기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찬성하느냐”는 정 의원의 후속 질의에 강 장관은 “전통적으로 컨센서스(표결 없이 동의)로 결정되는 것”이라며 “저희는 결의안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답해 찬성 기조임을 밝혔다.
 
북한은 벌써부터 비난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논평에서 “좋게 발전하는 대화·평화 흐름에 장애를 조성하려는 고의적인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서울=권유진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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