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미 정상회담 해 넘긴다는데…연내 종전선언 매달리는 정부

중앙일보 2018.10.25 00:03 종합 4면 지면보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10월 7일 4차 방북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배석했다. 정부 고이 관계자는 김 부주장이 고위급 회담 대표로 방미할 가능성에 대해 ’미국도 누가 올지 확인을 못 하는 것 같다“며 ’김 부부장이 중요 회담에 모두 참석하고 있지만 당장 밖으로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중앙포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10월 7일 4차 방북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배석했다. 정부 고이 관계자는 김 부주장이 고위급 회담 대표로 방미할 가능성에 대해 ’미국도 누가 올지 확인을 못 하는 것 같다“며 ’김 부부장이 중요 회담에 모두 참석하고 있지만 당장 밖으로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중앙포토]

정부 고위 관계자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내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종전선언은 북·미 실무협상이 얼마나 심도 있는 합의를 도출하느냐에 달렸다”며 “실무협상에서 얘기만 되면 연내도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미 정상회담은 (내년) 1월 1일 이후”라고 밝히면서 연내 종전선언이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서다. 하지만 북한이 제재완화를 요구하며 날짜를 주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 양측의 관심이 떠난 ‘연내 종전선언’에 우리만 매달리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무협상서 북·미 얘기 되면 가능”
북한은 회담 날짜·장소 언급 안 해
국무부 “완전한 비핵화 진전에 달려”

북·미 협상에 정통한 이 정부 고위 관계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1월 초가 중간선거 이후 준비 과정을 고려할 때 적절할 것이란 게 미국 정부의 입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연내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미국은 종전선언을 (비핵화 합의의) 큰 그림의 일부로 말해 왔고, 과거엔 핵 신고서와 연계해 얘기가 나왔다. 실무협상 과정에서 구체화할 것이며, 종전선언도 협상 대상이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북한의 풍계리·동창리 및 영변 사찰·폐기 등 구체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협상 카드로 종전선언을 고려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실무협상은 물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고위급 회담까지 확답을 주지 않는 게 문제다. 이 관계자는 “답답한 건 미국은 언제든 만날 준비가 됐는데 북한이 날짜와 장소에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으로선 핵무기·핵시설을 전부 폐기하는 모든 걸 걸고 가는 게임이어서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또 다른 상황 변화는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이 아니라 제재완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7일 4차 방북을 기점으로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선전 매체들이 일제히 제재 해제를 촉구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금 집중하는 유일한 방향은 제재 완화 요구”라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4일 연내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향한 노력은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진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국무부는 북한의 미국의 상응조치 요구에 비핵화에 빨리 도달해야 제재도 빨리 완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비핵화에 실패하면 제재는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가 비핵화 이후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 왔다. 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제재를 빨리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이가영 기자,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