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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지방으로 이사 가세요" 일본이 팔 걷은 이유

중앙일보 2018.10.21 13:00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12)
일본 국토교통부가 2017년 대도시에 사는 20~70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도시에 사는 20대의 25%가 지방 이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김태리 분)의 농촌 생활 이야기를 그린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 [사진 메가박스플러스엠]

일본 국토교통부가 2017년 대도시에 사는 20~70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도시에 사는 20대의 25%가 지방 이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김태리 분)의 농촌 생활 이야기를 그린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 [사진 메가박스플러스엠]

 
대도시에 사는 20대의 25%가 지방 이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국토교통부가 2017년 대도시에 사는 20~70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20대의 지방 이주 희망자 비율은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방 이주를 지원하는 NPO 법인 고향회귀지원센터를 이용하는 20대가 10년 전보다 5배가 늘었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보면 20대 젊은 세대가 실제로 지방으로 이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 이주는 은퇴한 시니어가 한가한 전원생활을 즐기는 것이 떠올려지지만, 20대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일본 지자체가 젊은 세대의 지방 이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감소에 직면한 지자체는 다양한 보조금과 생활자금, 일자리를 제공하며 젊은 세대를 유인하고 있다. 극심한 인구감소 때문에 지역 자체가 언제 소멸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구책에 나섰다.
 
2040년 '지방소멸'…자자체 절반 896개가 사라질 위기
2014년 일본의 지방소멸을 우려한 ‘마스다 리포트’가 발표됐다. 2040년에 지방에 사는 젊은 여성의 유출로 인해 일본의 896개 지자체가 소멸할 위기에 직면한다는 내용이다. 젊은 여성(20~39세)이 급격하게 유출되는 지역에서는 아무리 출산율이 높아도 장래에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 지방의 여성 인구가 가장 많이 이동할 곳은 도쿄다.
 
결국 도쿄로 인구집중을 해소하고, 매력 있는 지방 거점 도시를 만들어야 출산율을 높이고 인구감소를 막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마스다 리포트는 저출산에 따른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표 마스다 히로야, 제작 유솔]

마스다 리포트는 저출산에 따른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표 마스다 히로야, 제작 유솔]

 
마스다 리포트는 저출산에 따른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저출산 대책의 관점에서 젊은 세대가 도쿄에 집중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도쿄와 지방이 동시에 생존할 수 있는 중대 해법으로 제시됐다. 즉 일본 전체의 출산율을 높여 가속하는 인구감소를 억제하려는 종합전략이다.
 
젊은 세대 '도쿄 집중'이 저출산 최대 원인
대부분의 인구 전문가들도 젊은 세대의 도쿄 집중을 지방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1954년부터 2009년 사이 지방에서 대도시로 이동한 인구 규모는 1147만명이다. 도쿄권으로 전입초과 현상은 22년간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 지방의 젊은 세대가 그 중심이었다. 전입 초과 연령층을 보면 15~24세의 젊은 세대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도쿄권이 취업과 진학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국 대학생의 40%, 대기업의 70%가 도쿄에 집중돼 있다.
 
반면에 선진국들의 대기업 본사 분포상황을 보면 뉴욕에 30%, 파리와 런던에는 20% 정도에 그치고 있다. 도쿄권의 부동산 소유자들은 반가울지 모르지만, 저출산 대책을 고민하는 아베 정권에게는 암울한 일이다.
 
자녀를 출산하는 젊은 세대가 대도시권으로 이동하면 필연적으로 장래에 지방의 인구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지방은 인구감소에 그치지 않고, 인구 재생산력 자체를 대도시권으로 대폭 유출하게 된다. 그 결과 지방의 인구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일본에서는 인구의 이동을 도시에서 지방으로 흐름을 바꾸는 대책을 내세웠다. 이는 대도시의 낮은 출산율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이다. [사진 pixabay]

일본에서는 인구의 이동을 도시에서 지방으로 흐름을 바꾸는 대책을 내세웠다. 이는 대도시의 낮은 출산율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이다. [사진 pixabay]

 
결국 인구의 이동을 바꾸는 것이 일본 전체의 출산율을 높이는 대책이다. 인구가 집중된 대도시는 주거와 자녀 양육 환경, 고립 문제 때문에 출생률이 낮다. 인구밀도가 높일수록 출생률이 낮은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도쿄도의 합계 출산율은 1.24로 전국 평균보다 매우 낮다. 특히 도쿄의 시부야, 신주쿠라는 번화가에서 여성의 미혼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 신주쿠는 45%, 시부야는 50%이다. 신주쿠와 시부야에 사는 30~40세 여성의 절반이 미혼이다. 신주쿠·시부야·나카노·스기나미 지역의 출산율은 1.0을 밑돌고 있다.
 
도쿄에 젊은 세대가 집중할수록 일본은 저출산 국가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에 일본 정부는 젊은 세대의 도쿄 집중을 막는 정책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지방창생전략’이라는 대책이다. 출생률이 낮은 도쿄권으로 젊은 세대의 집중하는 현상을 바로잡고 지방으로 젊은 세대를 이동시키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도쿄로 들어오는 인구를 억제하고, 도쿄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인구를 늘려 2020년엔 전입·전출의 균형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지방으로 이주 희망자에 대한 지원책을 제시했다. 도쿄권에서 본사와 인재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 우대와 인재알선사업 등 유인책도 나왔다.
 
또한 지방기업의 경쟁력 강화, 정부관계기관의 지방 이전, 지방대학의 강화, 지방 학생의 지역정착 촉진, 지역산업을 담당하는 고도의 전문인재육성을 통한 지방대학을 활성화하는 전략도 발표했다.
 
지방으로 젊은 세대 이동시키는 정책 추진
지방창생회의는 지방의 젊은 세대가 대도시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대책도 세우고 있다. 일본의 저출산이 동경의 집중을 억제하고 지방의 상대적 위치를 역전시키고 있다. [사진 pixabay]

지방창생회의는 지방의 젊은 세대가 대도시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대책도 세우고 있다. 일본의 저출산이 동경의 집중을 억제하고 지방의 상대적 위치를 역전시키고 있다. [사진 pixabay]

 
지방창생회의는 지방의 젊은 세대가 대도시로 이동을 막는 대책도 세웠다. 젊은 세대에게 매력 있는 지역 거점 핵심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핵심 도시는 지방의 인재를 묶어 두는 댐 기능을 수행하고, 대도시로 나온 젊은 세대를 지방으로 불러들이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쿄권은 국내의 젊은 인재와 자원을 계속 흡수하면서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했다. 이제까지 도쿄는 일방적 승리를 거뒀고 지방은 피폐해졌다. 지방을 버리고 도쿄에 집중하는 현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도쿄 집중과 지방 쇠퇴의 도식은 일본사회의 산업구조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암세포로 인해 모체가 쇠약해지고 있는데 중요한 부위라는 도쿄만이 언제까지나 건강할 수가 없다.
 
앞으로 도쿄가 글로벌 도시경쟁에서 이겨내려면 지방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이고 새로운 인구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도쿄의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자립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도쿄의 낮은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젊은 세대의 인구가 감소할 것이다. 결국 도쿄는 글로벌 도시경쟁에서 패배하면서 소멸의 길을 갈지도 모른다.
 
최근 저출산이 도쿄 집중을 억제하고, 도쿄와 지방의 상대적 위치를 역전시킨다는 전문가의 견해가 있다. 아사히 신문이 주최한 심포지움에서 마츠타니(松谷) 교수는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고령화의 속도이다. 지방보다 도쿄의 고령화 속도가 훨씬 빠르다. 현재 대도시는 20대와 30대에 편중된 인구구조이다. 앞으로 20년 후에 그들이 고령자가 된다. 장래에 대도시의 생산능력이 대폭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과 기업은 보다 젊은 노동력이 있는 지방으로 분산해 갈 것이다. 2030년이 되면 대도시 지역에서 1인당 소득이 떨어지고, 반면에 많은 지방 지역에서 소득은 크게 상승할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는 지역 간 소득 격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본의 지방창생전략은 진행 중이다. 그 정책 효과가 어떻게 나올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인구감소와 지방 소멸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한국에도 닥친 문제다. 일본의 지방창생전략을 통해 우리의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국가의 인구비전과 지역 활성화 대책을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acemn04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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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종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필진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 한국은 급속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인생 80세 시대와 다른 삶의 방식이 전개된다. 기존의 국가 시스템과 사회 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인생100세 시대에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초고령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과 대응책 등을 통해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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