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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빙, 고객관리보단 자기관리가 먼저

중앙일보 2018.10.20 13:00
[더,오래] 이효찬의 서빙신공(6)
우리가 만나는 테이블의 손님들은 천태만상이다. 테이블마다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분위기에 따라 감정의 기복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 pixabay]

우리가 만나는 테이블의 손님들은 천태만상이다. 테이블마다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분위기에 따라 감정의 기복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 pixabay]

 
우리가 만나는 테이블의 손님들은 천태만상이다.  한 테이블에선 젊은 남녀가 콩닥콩닥하고, 다른 테이블에선 싸우고 있다. 단체석 손님들은 화기애애하게 회식 중이지만 다른 쪽에선 표정들이 심각하다. 객단가가 비슷하다고 해서 테이블 온도도 똑같을 수 없다. 서빙하는 우리가 아무 생각도 없이 무방비한 상태에서 그들을 맞이하다간 테이블 분위기에 따라 감정의 기복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뻤다가 슬펐다가 짜증 났다가 말이다.
 
그래서 나는 고객관리를 하지 않는다. 오직 자기관리를 한다. 내가 감정을 바로 세우면 가족·동료·손님의 감정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간 안의 리더는 직급이 아니라 감정의 기둥과 생각의 지붕을 짓는 사람이다. 학창시절 학급에서 싸움 잘하는 친구가 씩씩거리면 반이 조용해지고, 그때 문 열고 들어오는 학생도 왠지 모르게 그 힘에 눌러 조용히 들어오는 걸 목격했을 것이다.
 
우리가 롯데월드나 록 페스티벌에 도착하면 기분이 그때부터 좋아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공간 안의 정서와 감정에 쉽게 동조된다. 그래서 우리는 감정을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나의 감정을 지키는 노하우 3가지를 공유한다.
 
1. 글을 쓰자
SNS에서 언제부터인가 진지한 글을 쓰는 사람에 대해 '진지충'이라는 단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은 비극을 희망으로 만들어 주는 힘이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글을 써내려 가는 것이 좋다. [사진 pixabay]

SNS에서 언제부터인가 진지한 글을 쓰는 사람에 대해 '진지충'이라는 단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은 비극을 희망으로 만들어 주는 힘이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글을 써내려 가는 것이 좋다. [사진 pixabay]

 
강연을 준비할 때 그동안의 있던 일을 글로 쭈욱 적어 본 적이 있었다. 생각하고 마음으로 정리했다고 생각한 것들을 글로 써보자. 물건이 가득 쌓여 있는 창고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고만 있는 것과 그것들을 차곡차곡 정렬해 이름을 붙여주며 한눈에 보기 쉽게 만들어주는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힘들수록 좋을수록 우린 글을 써야 한다.
 
SNS에서 언제부턴가 자아 성찰이나 진지한 글을 쓰는 사람에 대해 오글거린다거나 ‘진지충’이라는 단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은 자극적이고 쉽게 읽히고 소비되는 글과 사진이 주를 이루지만,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글을 써내려가야 한다.
 
여러 사람이 보는 곳에서 글을 쓰면 조금 더 정제된 글을 쓸 수 있고, 나만 볼 수 있는 곳에 글을 쓰면 용기 있고 솔직한 글을 쓸 수 있다. 우리가 겪은 어떠한 사건·사고에 대해 글로 정리하지 않으면 우리는 과거를 만들 수도 없고, 마침표도 찍을 수 없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 있다. 글은 비극을 희망으로 만들어 준다.
 
2. 몸을 쓰자
호주에서 타일 나르는 막노동을 한 적이 있었다. 녹초가 되어도 꼭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고 나면 다음날 아침이 무척 상쾌했다. 하루의 체력을 남기지 말고 비워낸다면 불면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사진 pixabay]

호주에서 타일 나르는 막노동을 한 적이 있었다. 녹초가 되어도 꼭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고 나면 다음날 아침이 무척 상쾌했다. 하루의 체력을 남기지 말고 비워낸다면 불면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사진 pixabay]

 
예전 호주에서 타일을 나르는 막노동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몸이 녹초가 돼 돌아올 때도 꼭 정리운동 겸 헬스장에 가 땀을 뻘뻘 흘렸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이 무척 상쾌했다.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과 면역력이 운동을 통해 길러짐을 느낄 수 있다. 그릇이 튼튼하다면 거기에 담긴 정신을 지켜낼 수 있다. 하루의 체력을 남기지 말고 비워낸다면 불면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잊지 말자. 비우면 채워진다.
 
3. 마음을 쓰자
마음이 순환되지 않으면 정체돼 고이고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마인드 컨트롤과 표현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어떨까. [사진 pixabay]

마음이 순환되지 않으면 정체돼 고이고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마인드 컨트롤과 표현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어떨까. [사진 pixabay]

 
마사지의 기능이 혈액순환인 것처럼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순환되지 않으면 정체돼 고이게 되고, 한가지의 감정에 파묻혀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마음의 상태는 눈빛이나 표정에 드러나는데, 서빙하는 사람의 얼굴은 대부분 무표정하다. 
 
마음은 몸과 달리 계속해서 꺼낼 수 있다.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면 더 큰마음의 힘을 끄집어낼 수 있다. 마음에 있어 가장 주요한 두 가지를 꼽는다면 마인드 컨트롤과 표현이라 생각한다. 마인드 컨트롤은 인내심이며 표현은 말로 어떤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무리 기분 좋은 상태일지라도 표현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 수 없다. 기분 좋은 것을 더 기분 좋게 표현하고 기분 상할 법한 상황에서 마음을 통제함으로써 안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 우리가 만약 글을 통해 자신을 더욱 알아가고 체력과 마음을 통해 단련되어 진다면 매사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다.
 
스타서버 이효찬 starserving@eunha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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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찬 이효찬 스타서버 필진

[이효찬의 서빙신공] 사람들은 서빙을 가볍게 여긴다. 프랑스어 사전에서는 서빙을 ‘남을 돕다, 추진하다, 봉사하다’와 같은 긍정적인 정의가 나오지만 한국에서는 ‘음식점이나 카페 따위에서 손님의 시중을 드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 ‘서빙신공’을 만들었다. 이 서빙신공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고 팁 문화도 생기길 바란다. 동료의 마음을 얻으면 진짜 파트너가 되어 주고, 손님의 마음을 얻으면 단골이 된다. 마음을 훔치는 진짜 서빙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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