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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때 중도였던 민주당, 노무현·문재인 들어 좌편향 심화

중앙선데이 2018.10.20 00:20 606호 12면 지면보기
[김진국이 만난 사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8일 ’경제는 시장에서 움직이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며 ’일자리를 제대로 늘리려면 일자리위원회부터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8일 ’경제는 시장에서 움직이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며 ’일자리를 제대로 늘리려면 일자리위원회부터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여의도가 바빠졌다. ‘올드보이’의 귀환이란 말을 들었지만, 덕분에 정치는 살아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자리를 잡으면서 당의 목소리가 커졌다. 바른미래당도 손학규(71) 대표 덕분에 언론의 관심도 커졌다.

보수 통합
한국당은 다음 총선서 사라질 정당
정계 개편 아닌 정치 구조 개혁할 때

선거 제도
현 체제로는 승자독식 구도 불가피
내각 책임, 다당제 제도로 바꿔야

경제 정책
일자리위원회·일자리 수석 없애고
장하성 실장, 김동연 부총리 경질

한·미 공조
남북관계는 욕심대로 갈 수 없어
미국보다 빨리 가면 안 따라올 수도

 
18일 국회 바른미래당 대표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바른미래당에 힘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대항 정당이 되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네 번째 도전하는 꿈을 접은 것 같지 않다. ‘꽃할배’, ‘올드보이’란 표현에 대해 묻자 “이제 그런 말이 안 나오지 않느냐”며 웃었다. 자유한국당의 보수 대통합 제의는 일축했다.
 
“지금은 정계 개편의 시기가 아닙니다. 정치 구조 개혁을 이야기할 때라고 봅니다. 그냥 ‘보수는 다 모여라’가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해 나갈 것인가’를 이야기 해야죠. 나는 강진 만덕산에서 내려오면서 ‘이제 우리에게 다당제는 현실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당제에 맞는 정치 구조와 선거 제도 개혁을 해야 되겠다….”
 
그는 “촛불 혁명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상당히 왼쪽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지지율이 10%를 넘는 것은 노회찬 전 의원이 죽어서만 그런 게 아닙니다. 민주당도 왼쪽으로 많이 갔습니다. 지금 정권은 좌 편향 아닙니까. 소득주도성장이 그렇고, 아주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이 그렇고, 아주 급격한 노동시장단축이 그렇고…. 그러니까 자영업자, 중소기업, 소상공인 못 살리고, 그들도 못 견뎌 하고, 대기업도 힘들어하는 거예요. 오른쪽이 비어 있습니다. 한국당이 있지만, 촛불혁명을 계기로 완전히 사형 선고받은 것입니다.”
 
 
한국당, 박근혜 호위무사 영입 노려
 
왜 반대합니까.
“한국당이 보수 통합을 하자면서,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태극기 부대도 통합대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황교안 전 총리가 점잖은 분입니다만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했던 분입니다. 그런 분을 모셔오겠다는 것 아닙니까. 저희는 중도 개혁 정당으로 수구 보수, 꼴통 보수하고는 완전히  다릅니다.”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10%도 안 되는데 어디서 힘을 얻습니까.
“역사의 흐름이죠. 지금 민주당이 129석을 가진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겁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시켜 마구 공천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결국 박근혜를 망하게 한 거죠. 그 사람(한국당 의원)들이 그대로 다음에 당선되겠어요? 자유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입니다. 새로운 중도 개혁정당이 민주당에 대항하는 제1야당으로 양당 구도를 만들고, 왼쪽에는 정의당, 오른쪽에는 극우 보수 세력이 지금보다 완전히 찌그러진 조그마한 정당으로 남겠죠.”
 
지금 선거 제도로는 양당제를 벗어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지금 현재 체제로도 다당제는 불가피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다당제를 제도화해서 합리적 민주주의로 가기 위해서는 선거 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생각하는 것이고…. 저는 만덕산에서 내려올 때, ‘지금과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로는 정치의 안정을 기할 수 없고, 경제발전, 사회통합도 안 된다. 그래서 독일식으로 의회가 중심이 되는, 내각이 책임을 지는 정치체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제가 말하는 제7공화국입니다. 지금 당장 개헌은 힘들 겁니다. 그러면 협치를 제도화할 수 있는 선거제도로 바꾸자는 겁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죠. 이번에 서울시 의회만 해도 민주당이 표는 51% 얻었는데 의석은 93%를 차지했어요. 단순다수제의 승자독식 구도입니다. 한국당은 착각하고 있는 겁니다. 제1야당이라고. 어림없습니다. 지난 지방선거보다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수 없습니다. 그래도 표를 얻으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해야죠.”
 
바른미래당과 민주당이 뭐가 다릅니까.
“민주당은 상당히 좌경화되었습니다. 김대중·김영삼 시절 민주당은 중도정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촛불 혁명을 거치면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상당히 좌경화되었어요.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가 이렇게 나빠지고, 자영업자·중소기업 다 죽겠다고 하는데, ‘올바른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고 강변하지 않습니까? 과거 정권 잘못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그런 좌파정권의 경제정책을 거부하고, 시장주의를 제대로 하겠다, 이 이야기입니다. 이 정부가 경제에서 기본 철학을 바꿔야 합니다. 경제는 시장에서 움직이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기업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인프라를 깔아주고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일자리 제대로 늘리려면 일자리 위원회부터 없애야 합니다. 일자리 수석을 없애야 합니다. 수석, 비서관이 왜 그렇게 많아요? 소득주도성장을 주도해온 장하성 정책실장 경질하고, 책임만 회피하는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경질하고, 정말 시장을 신봉하는 실용적인 시장주의자로 바꿔야 합니다.”
 
장하성 실장은 손 대표의 저서 『저녁이 있는 삶』에 추천사도 쓰고, 가까운 거로 아는데….
“가깝습니다. 내가 강진에 있을 때 2번이나 왔고, 아주 가깝고, 존경하는 학자지만, 한 국가의 정책 책임자로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방향을 바꾸지 않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사람이 나가야 합니다.”
 
그 책에서는 미국식 시장주의를 비판한 것 아닌가요.
“저녁이 있는 삶, 함께 잘사는 국가에서 복지국가를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민주당 대표로 있으면서 ‘보편적 복지’를 당의 정책으로 내세웠습니다. 복지를 내주려면 생산으로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이 정부는 생산을 너무 도외시하고 있어요. 기업을 옥죄는 사람만 갖다 쓴 거예요. 반기업 정서가 얼마나 늘어났습니까.”
 
 
협치 제도화할 선거제도 개혁 필요
 
근로 시간 단축, 최저 임금제는 어떻습니까?
“소득주도성장은 빨리 폐기해야 합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인상은 동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동안 평균 최저임금인상률이 7%였어요. 작년에는 16.4%를 올렸습니다. 2배로 올렸습니다. 감당을 못하니 사람을 자르는 겁니다. 1년에 32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그냥 ‘집에 일찍 가서, 저녁 먹어라’가 아닙니다. 먹을 게 있어야죠.”
 
 한국당과는 어떻게 다르죠.
“한국당, 이 사람들은 남북 평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요. 냉전 사고방식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를 생각해보세요. 거의 매일 미국 전략폭격기가 다니고, 전쟁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김정은 신년사로 분위기가 확 바뀌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평화의 길을 한국당은 완전히 처음부터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냉전 보수고, 수구 보수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족입니다만, 한반도 평화가 그렇게 쉽게 오지는 않을 겁니다. 시간이 걸릴 겁니다. 냉전 시기를 70년이나 겪어왔는데… 대한민국에 보수적인 사람이 또 얼마나 많습니까. 다 안고 가야 합니다.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너무 급한 것 같아요.”
 
조윤제 주미대사는 한국과 미국이 꼭 보조를 같이할 수는 없다고 하는데.
“미국하고 확실한 협조·협력 없이 남북관계를 우리 욕심대로만 하려는데, 그게 됩니까? 김대중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진행하면서 ‘남북 간에 한 이야기를 숨소리까지 전해라’고 했답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김대중 대통령을 튼튼하게 믿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불신이 큽니다. 지금 이 정권에 대해 미국이 갸우뚱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 정부가 소신을 갖고 미국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미국보다 빨리 가면 미국이 안 따라올 수 있습니다. 굉장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같이 가야 합니다.”
 
4선 의원, 복지부장관, 경기지사 역임
손학규 대표는 5남2녀 중 막내다. 4살 때 교장인 선친이 돌아가셨다. 경기고 시절 한·일협정 반대 시위에 참여했고,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중 시위로 두 번이나 무기정학을 받았다. 노동운동, 빈민운동을 하다 감옥 생활을 했고, 1979년 부마항쟁 때 고문으로 겨우 목숨을 건졌다.
 
1980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장학금으로 옥스퍼드대로 유학했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장, 인하대·서강대 교수를 거쳐 1993년 김영삼(YS) 대통령의 공천으로 민자당에 입당, 광명시 보궐선거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YS는 개혁 의지가 높아 하나회를 없애고, 재산을 공개하고, 혁명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지지율이 90%를 넘어 동참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YS가 물러난 뒤 민정당 출신들이 당을 장악, 보수 회귀하는 바람에 탈당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14, 15, 16, 18대 의원, 보건복지부장관(96년), 경기도지사(2002~2006) 역임.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 2008년 통합민주당 대표 피선. 춘천 칩거(2008~2010), 강진 만석산 토굴 생활(2014~2016), 민심대장정(2010)을 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2018년 바른미래당 대표로 선출됐다.
 
김진국 칼럼니스트 kim.jink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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