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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부부생활 … 핏대 내지 않으려면

중앙선데이 2018.10.20 00:20 606호 30면 지면보기
아기를 낳은 후에 남편을 미워하지 않는 법

아기를 낳은 후에 남편을 미워하지 않는 법

아기를 낳은 후에
남편을 미워하지 않는 법
젠시 던 지음
정지현 옮김, 두시의나무
 
아내의 99.9%는 아기를 낳은 뒤엔 남편이 미워진다. 장담한다. 그 미움이 얼마나 자주, 오래 지속되느냐가 다를 뿐이다. 뉴욕의 프리랜서 기자인 지은이도 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때만 해도 남편이 싫어질 리 없다고 믿었다. 연애와 결혼을 합쳐 10년을 동반자로 지낸 부부는 싸움을 싫어하는 평화주의자였으니까. 그런데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상황이 달라졌다. 지은이는 ‘머저리, 나쁜 놈, 쓰레기’ 같은 유치한 욕을 쏟아내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린 채로 말이다. 남편에게 기저귀를 치워달라고 했지만 컴퓨터 체스 게임에 빠져 “잠깐만”이라는 영혼 없는 답변만 들은 탓이다.
 
행복한 부부와 아이. 하지만 아이의 탄생은 육아 분담 문제 등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사진 셸던]

행복한 부부와 아이. 하지만 아이의 탄생은 육아 분담 문제 등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사진 셸던]

부부싸움은 패턴이 됐고 강도는 점점 심해졌다. 이러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까 두려워진 부부는 문제 해결에 나선다. 가족치료사 등 관련 분야 전문가를 만나 부부 상담을 받거나 조언을 듣기 시작한다. 가사와 육아의 불공평한 분담, 그로 인한 아내의 분노와 언어폭력을 순화시키는 것이 1차 목표다. 부부는 전문가의 제언을 적극 실천한다.
 
이런 식이다. 화가 났을 땐 일단 타임아웃을 선언하고 다른 방으로 들어가 아이의 사진을 보며 말한다. “내가 지금 하려는 일이 너에게 해롭다는 걸 알아. 하지만 지금은 너보다 내 분노가 더 중요해.” 상대를 비난하지 않도록 ‘나 화법’을 쓰는 건 기본이다. 어색한 화법임은 분명하지만 효과가 있다고 증언한다. 서로의 장점 목록을 만들어 배우자의 반응을 보며 읽어주는 것도 통했다. 서로가 어떤 일에 고마움을 느끼는지 진심을 잘 알 수 있어서다.
 
그 밖에도 부부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온갖 팁이 쏟아져나온다.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궁예가 아니다). 그러니 불평을 그만하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히 요구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개선된다거나, 집안일을 매일 나누려 하기보다는 각자 꺼려하는 일과 적성에 맞는 일을 파악해 영역을 나누면 분쟁의 소지가 줄어든다는 것, 나아가 집안의 재무상태를 개선하는 팁, 성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방법도 보여준다.
 
부부가 실제로 체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썼기에 피부에 와 닿는다. 내용상으론 일종의 실험보고서인 셈인데, 미국 유머 작품상인 서버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전력이 있는 작가답게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재미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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