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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의역 청년 비극’ 뒤 민주노총 노조원 무단이탈 있었다

중앙일보 2018.10.19 02:00 종합 5면 지면보기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왼쪽)이 18일 서울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자료를 전달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친인척 채용 비리에 대한 여당의원의 지적에 ’블라인드 채용이라 채용 과정에서 가족 관계인 것을 알 수 없다“며 ’조사를 강제로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왼쪽)이 18일 서울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자료를 전달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친인척 채용 비리에 대한 여당의원의 지적에 ’블라인드 채용이라 채용 과정에서 가족 관계인 것을 알 수 없다“며 ’조사를 강제로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사건의 발단이 된 2016년 5월 서울 구의역 사고 때 사망한 김모(당시 19세)군의 작업을 감독해야 할 현장 상황실장이 노조 집회 참석차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사실이 뉘늦게 법원 판결로 드러났다.  
 
당시 김군이 안전수칙을 위반해 혼자 수리작업을 하다 열차에 치여 숨지면서 열악한 근무환경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를 배경으로 민주노총은 서울시에 하청업체 직영화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고, 서울시는 이를 서둘러 수용했다.
 
그런데 지난 6월 서울 동부지법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사고 당일 김군이 소속된 용역업체 은성PSD의 근무자는 상황실장과 예비 대기자, 1~4호선 담당자 각 1인 등 총 6인이었다. 문제가 발생하면 1~4호선 담당자와 예비 대기자가 2인 1조로 출동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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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팀원들의 작업을 감독해야 할 상황실장이었던 신모씨는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무단으로 근무지를 떠났다. 당시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맞은편에서 열린 노조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민주노총 소속인 은성PSD 노조는 당시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 설립에 반대하는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결국 구의역 스크린도어 고장이 접수된 오후 4시58분에 신씨는 근무지를 이탈한 상태였고, 김군과 함께 2인 1조로 현장에 나가야 할 예비 대기자 표모씨는 신씨를 대신해 상황실장 업무를 맡아야 했기 때문에 결국 김군이 혼자 작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표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씨가 자리를 비우지 않았으면 피해자(김군)는 나와 같이 나갔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신씨는 이날 사고 발생 소식을 듣고 나서 오후 6시30분쯤 사무실로 복귀했다.
 
재판부는 김군 사망의 ‘개별적 원인’으로 “신씨의 무단이석이 사고 당일 근무 인원의 부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당시 근무 인원이 6인에 불과해 1~4호선을 상시로 2인 1조 출동이 항상 가능한 9인에는 못 미쳤다”며 ‘구조적 요인’으로 은성PSD의 정비인력 문제도 지적했다.
 
신씨는 서울메트로 출신으로 하청업체에 입사한 경우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퇴직한 직원의 고용 보장 등을 조건으로 하청업체인 은성PSD에 사업 수주와 현금 지원을 했다. 이들은 정년을 보장받고 일반 직원 2배가량의 임금을 받았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당시 김군은 ‘노조 집회에 참석해야 한다’며 일을 떠넘긴 민주노총 소속 상사의 갑질에 희생된 것”이라며 “하지만 김씨의 죽음을 계기로 서울시가 취한 조치는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민주노총에 나눠주는 것으로 점철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전 은성PSD 노조 관계자는 “신씨가 자리 이동을 했든 아니든 애당초 2인 1조 작업은 전혀 가능하지 않았다”며 “당시 사고는 서울메트로·은성PSD가 비용 절감을 위해 인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싸구려 불량 부품을 갖다 쓴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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