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월간중앙 단독 인터뷰] "한국은 주권국가…5·24조치 부분 해제, 美 승인 필요없다"

중앙일보 2018.10.18 15:05
 

문정인 외교안보특보가 말하는 북한 비핵화의 미래

■ 미국, 북한 정보와 전문가 적어 한국 정부의 의견 많이 반영해
■ 김정은, 남북 현안 관련해 남한 내부의 정치적 합의 필요성 인식
■ 외교안보 정책은 국가안보실 소관… ‘586 입김’은 말도 안 되는 얘기
■ 한국 대기업, 자선사업 단체 아냐… 북한에 시장 기제 도입돼야 진출 가능
■ 한국은 주권국가, 5·24 제재 조치 부분 해제에 미국 ‘승인’ 필요치 않아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 체결 시점까지의 과도기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전협정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 체결 시점까지의 과도기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전협정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정부 출범 후 숱한 화제를 뿌린 대통령의 측근이다. 성격상 보안과 기밀을 요하는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 현 정부 내에서 그만큼 자유롭게 입장을 표명하는 이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의 어떤 발언은 청와대가 나서서 “개인의 의견”으로 수습에 나서는 등 여권 내 복잡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의 특보 직함에는 변함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가 굳건하고 동시에 정부로서도 자신의 입장을 안팎에 알리는 창구로써의 기능이 절실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준비 중에 있다. 2000년 이래 세 대통령(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평양 정상회담을 수행한 그를 10월 12일 김대중도서관 내 연세대 통일연구소에 만나 남·북·미 3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비핵화 등 북·미 간 현안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디테일이 약해 결국엔 한국 정부의 그림대로 따라온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대북정책이 망가진 것도 미국이 우리 정부 이야기만 듣다 보니까 그런 것 아닌가.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에 급변사태가 난다고 했고, 제재와 압박 등 고통을 가하면 북한이 두 손 들고 나온다고 했었다. 예로부터 이런 식으로 해서 미국이 (한국 정부를) 따라간 것이다. 오바마·부시 행정부에 북한 전문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한국 정부에서 강하게 주장하면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어떤가?
 
“지금도 그 흐름은 마찬가지다. 우리가 강하게 이야기하니까 트럼프 정부가 받아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는 북한 문제에 역점을 두느냐 아니냐의 차이기도 하다. 우리는 365일 관심을 갖고 (북한 문제를) 들여다보지만, 미국은 대통령이 관심을 둘 때만 (북한 문제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정보를 많이 갖고 있어 우리 쪽 의견이 많이 반영된다.”
 
“DMZ 관련 사업은 미국과 협의할 사안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18일 평양 조선노동당 청사 로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시작 전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18일 평양 조선노동당 청사 로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시작 전 악수하고 있다.

그런데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 남북 정상회담 직전 남북 간 군사 분야 합의와 관련해 사전협의가 부족한 데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 항의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보수층의 눈에는 뭔가 잘못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청와대와 국방부가 진행하는 남북 철도 연결 등 신뢰구축 조치들은 기본적으로 비무장지대(DMZ)에 관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DMZ와 관련해 유엔군사령부와 상당한 협의를 하고 있다. 유엔사는 사실상 미국 합참과 협의한다. 우리는 분명히 유엔사와 협의를 하는데 유엔사가 미국 국무부와 어떤 얘기를 하는지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DMZ는 유엔사 소관이므로 우리는 유엔군사령부와 협의를 한다는 점이다. 유엔사와 미국 간 소통 문제는 그들의 문제이지 우리 문제가 아니다. DMZ 관련 사업은 우리가 미국과 협의할 사안이 아니다. 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할 사안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우리 정부에 해선 안 될 항의를 한 것인가?
 
“나는 그렇다고 본다. 우리는 항상 미국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데 미국 내에서도 행정부 간 어떻게 연락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우리가 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할 사안을 우리 외교부가 미 국무부에 바로 보고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화 장관에게 뭘 갖고 항의했는지는 언론에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 혹 유엔 안보리 제재나 미국 제재를 한국이 위반했다면 미 국무장관이 우리에게 항의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알기에는 대한민국 정부는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한 번도 위반하지 않았다. 모든 걸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 양해를 구하고 허가를 득해서 이행하고 나중에 미국과 협의하기도 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5·24 조치 해제 건과 관련해 ‘미국 승인 없이 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잘 정리했다고 본다. (송 의원은 10월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5·24조치를 통해 대북지원 사업을 못하게 하고 인도적 지원도 안 되는 상황이 됐는데, 이러한 (제재) 내용은 박근혜 정부에서 완화가 됐다”며 “종교·문화인의 방북이 허용됐고,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주장하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나. 이것도 다 예외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 5·24조치를 위반했다. 5·24조치를 지금까지 유지한다면 남북 정상회담이 어떻게 민간인 교류협력으로 이뤄지나. 하지만 5·24조치 중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해당되는 것들인 대북 교역, 직접투자 등은 못하고 있다. 이는 유엔 안보리 제재, 미국의 독자 제재와도 겹치기에 우리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서 허용되는 것들, 즉 민간 교류, 이산가족 재상봉 등은 진행해 왔고 또 앞으로도 해야 한다. 우리가 5·24조치 자체에 발이 묶여 버리면 모든 교류 협력이 끝나게 돼 있다.”
 
“국가 간 조약에는 불가역이란 있을 수 없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남측 경제인들. /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남측 경제인들. /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approval)이라는 말은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있다.
 
“승인, 즉 ‘approval’이라는 단어는 잘못 사용한 용어다. ‘consultation & consensus’, 즉 협의와 동의 없이는 안 할 것이라는 정도가 적당하다. 대한민국은 독립된 주권국가인데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그렇게 얘기를 하나. 내가 보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상당히 충동적으로 하기도 하니까, 협의라는 내용을 더 강하게 하려다 승인이라는 말을 썼을 것이다. 우리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약간의 착오가 아닌 그동안 한미 간에 쌓여온 갈등이 이번 일로 표면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나 과거 오바마 행정부나 똑같다. 북한 비핵화 최고의 방법은 제재와 압박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도 제재와 압박의 결과이자 성과로 여긴다. 그런데 한국이 그런 식으로 북한이랑 통로를 열면 자기들이 쳐놓은 제재와 압박의 큰 틀이 와해된다. 한국이 와해되면 중국·러시아도 무너질 것을 염려해 아직은 제재와 압박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인식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 한미 관계가 나쁘고 좋다고 할 사안이 아니다.”
 
이 대목에서 문 특보는 한미 관계 또한 주권국가 대(對) 주권국가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힘줘 말했다. 미국이 원하는 걸 다 해줘야 한미 관계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는 “어떻게 우리가 미국만 따라가나. 그러면 우리가 주권국가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미국 의회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이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더라.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금년 내 종전선언을 희망해 왔다. 그러자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1월 중에 이뤄져야 바람직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바로 이어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그만큼 비핵화도 추동이 되고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도 가능할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북·미가 서로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에 합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게 안 되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쟁점을 정리한다면?
 
“첫째, 핵 관련 신고의 문제가 있다. 북한의 핵 시설·물질·탄두·미사일의 수량과 위치를 다 신고한다는 문제인데, 아직은 북·미가 적대관계에 있어 북한으로서는 불안감이 있다. 미국이 북한을 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둘째, 수량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당장 핵탄두만 해도 북한에서 나오는 얘기는 20~30개라는데 미국 정보당국은 60~65개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20개 있다고 신고해 본들 미국은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의심할 것이다. 그렇게 가면 협상은 깨진다. 파국이 온다는 말이다.
 
그래서 북한은 신고, 사찰 전에 기본적으로 북·미 간 신뢰를 쌓자고 한다. 그 방법의 하나가 종전선언이다. 미국의 검증 원리주의자들이 말하는 ‘동결-신고-사찰-검증-폐기’ 순서를 따르지 말고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신뢰를 쌓자는 것이다. 북한이 먼저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에 대해서는 폐기와 함께 참관을 하라고 했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으면 다음에는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뭔가를 해줘서 북·미 간 신뢰가 쌓이면 (핵탄두) 신고와 사찰이 쉬워진다. 핵탄두, 핵 시설 신고 사찰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협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사안이다. 이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에 요구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북한은 패전국 아니다. 미국과 동등한 입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 아래)이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화성-15형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 아래)이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화성-15형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노동신문

그런 식으로 미국이 계속 뒤로 물러서는 건 북한의 전술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회의론이 미국 내에서 고개를 든다.
 
“미국에서 CVID(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얘기들이 나오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완전한 비핵화(CD)다. 불가역적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가 불가능한 개념이다. 사람이 죽었을 때는 그걸 되살리지 못하기에 불가역적이라고 하겠지만 국가 간 협상, 조약은 나중에 조건이 안 맞으면 깨질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부분적 대북제재 해소를 요구하는데, 그렇다면 북한이 미국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조치로는 어떤 게 있을까?
 
“미국이 이야기하는 것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수긍할 이유가 있나.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방향에 있어서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행보를 보이면 제재 완화와 같은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겠다면 또 모른다. 북한이 움직이겠지. 그게 아니고 완전한 비핵화가 되기 전에는 제재 완화가 없다? 그건 결국 선(先) 해체하라는 것이다. 선 해체하면 후(後) 보상해 주겠다는 것인데 북한 입장에선 받을 수 없다. 미국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선 해체를 요구하느냐고 반문한다. 북이 요구하는 게 행동 대(對) 행동의 원칙에서 동시 교환을 하자는 것이다. 이를 미국은 못 받겠다는 것이고, 이에 북한은 미국을 일러 일방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와 신뢰를 쌓아 가는 선제적 행동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국제사회가 지금까지의 북한의 조치로는 부족하다고 본다는 전제에서다. 핵무기 신고든, 사찰이든, ICBM의 해외 반출이든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진정성 있는 조치 말이다. 그래야 국제사회의 제재도 해제 수순을 밟기가 편하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행보, 이를테면 핵탄두의 일부를 내보내거나… 영변 핵 시설의 완전한 폐기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그렇게 하면 미국이 뭔가를 줘야 한다.”
 
북한이 탄두나 ICBM을 해외로 보내는 등 먼저 액션을 취하면 미국에서도 북한이 그렇게 바라는 일부 제재를 해야 하지 않을까?
 
“미국이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은데. 완전한 비핵화라는 전제조건을 걸어 놓으니까 그에 대한 진전이 없다.”
 
북한이 먼저 행동하면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제재 해제 같은 걸 안 할 수 없을 것도 같은데.
 
“당연히 그렇다. 국제사회 여론도 그렇게 돌아갈 것이다. 그건 미국이 언질을 줘야 가능한 것이다. 불신이 있는 상태에서 북한이 먼저 했을 때 이라크·리비아 짝이 나지 않을까 걱정하니까 일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종전선언이 나오는 것이다. 종전선언을 통해 불가침 관계 같은 것을 확실히 해놓은 상태라면 자기들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치적 부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회담을 싱가포르 회담처럼 하지는 못하리라는 견해도 있다. 그래서 구체적 비핵화 조치 약속이 되지 않으면 2차 정상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 사람들 표현을 빌리자면, 북한은 패전국이 아니다.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일방적으로 먼저 ‘핵탄두를 반출하라’ ‘리스트를 제출해라’면서 그래야 보장하겠다고 하니 북한은 안 하려고 드는 것이다. 설령 북한이 먼저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더라도 미국의 분명한 언질이 있어야 한다. 먼저 하더라도 언질 없이 하는 것하고 언질이 있어서 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걸 떠나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한 것은 행동 대행동의 원칙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기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미국이 원하는 것을 먼저 내놓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논리에 강하고 논리 따지는 걸 좋아한다. 학계 일각에서는 종전선언이 북한 입장에서 ‘6·25전쟁 때 시작된 미군의 북한 침략이 끝나는 선언’이므로 ‘침략군으로 들어온 미국은 떠나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이렇다. 첫째, 종전선언은 1953년 이후 지속돼 온 비정상적 전쟁 상태의 종식을 정치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다. 둘째는 전쟁 종식을 선언하면 관련국(남·북·미) 사이에 적대관계를 청산해야 한다. 셋째는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 체결 시점까지의 과도기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유지한다. 이와 함께 현재의 군사분계선·유엔군사령부·중립국감시위원단을 유지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복안이다. 넷째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종전선언과 동시에 추진해 나간다로 정리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대북(對北) 억지력 높여 가는 중”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된 지난 8월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긴급회의를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정책 참모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된 지난 8월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긴급회의를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정책 참모들.

이 문제에 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은?
 
“문 대통령의 생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종전선언을 채택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한다. 그 다음에 평화협정 협상 과정으로 빠르게 전환한다는 것이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된다면 그것의 서문에 해당한다. 이를 미국과 협의를 해왔고.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두 번째 방북했을 때 이에 대해 논의했었다.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위상, 한미동맹의 위상은 전혀 관계없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보수 쪽의 걱정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이 문제도 남·북·미 정상이 만나서 구체적인 협의를 해야겠지만 최소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보수가 우려할 정도는 전혀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일본 전국시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리가 전쟁 없는 평화시대를 열자는 정적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철옹성 같던 오사카성 주변의 수로를 메우자 도쿠가와가 그 성을 함락했다는 얘기가 보수 진영에서 회자됐다. 사소한 우려까지 해소할 만한 대화와 설득 과정이 남한 내부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디 그뿐인가. 펠로폰네소스 전쟁 때의 트로이 목마, 미국과 북베트남 사이에 체결된 파리평화협정 등을 얘기하면서 평화조약이 전쟁의 화근이 된다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안보를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안보를 강조하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국방비 증액이 4~6% 정도였는데 문재인 정부는 8.2%까지 높였다. 문재인 정부가 국방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군을 일방적으로 감축하는 것도 아니다. 종전선언 평화를 얘기하면서 우리 안보를 지키는 기본적 전력 구조를 구축하는 중이고 억지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청와대 586 운동권 출신 중 과거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는 행보를 보인 이가 적지 않다. 그래서 보수층의 위기의식은 숙지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반론을 말하고 싶다. 청와대에서 안보 정책, 외교 정책은 국가안보실이 담당한다. 국가안보실장은 외교관 출신이다. 1차장은 군 장성 출신, 2차장은 외교관 출신이다. 그 다음 안보실 소속 8명의 비서관 중에서 시민사회 출신으로는 학자 1명이 전부고, 나머지 7개 비서관은 전부 군이나 관료 출신이다. 그런데 무슨 586세대가 입김을 행사한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지…. 만약에 평화를 위해 안보를 희생한다면 8.2%의 국방비 증액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문 대통령이 군 행사를 갈 때마다 힘을 기초로 한 평화라고 얘기하고, 제주 강정 관함식에 가서도 평화의 거점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현실을 보고 그런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이미지나 허상만 갖고 주장할 게 아니다. 국방 태세는 지금이나 과거나 달라진 게 하등 없다. 군사 억지력을 높이고, 미사일 방어체계를 계속 강화하고, 첨단 과학에 기초한 정예군을 만든다는 게 국방개혁의 기조다. 그리고 보수정부 9년 동안 우리 안보를 잘했는가? 천안함, 연평도 다 깨졌지 않았는가.”
 
북한은 정상회담 등 남북대화 테이블에 남한의 보수당, 보수 진영 대표들도 함께하기를 원했다. 그 배경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
 
“남한의 정치 지형에 대한 북한의 이해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자유한국당이 비토하면 국회에서 경협이든 교류든 관련 예산이 통과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남북한 현안에 관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봐야 한다.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사이에 합의가 없다면 남북대화에 장애물이 생긴다는 걸 알기에 북한이 그런 기대를 했을 것이다. 이는 과거와 매우 달라진 모습으로 긍정적이라 하겠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 합의가 지속되고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자면 남한 내부의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청와대나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더 설득해서 참여를 유도해야 했지 않나?
 
“기회를 줬는데 그쪽(야권)에서 안 간다고 그랬다. 사전에 원내대표들을 청와대로 모셔 같이 가자고 합의를 본 건데 막판에 상의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느냐며 안 간다고 돌아섰다. 자유한국당에서 원래 갈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야 가고 싶었겠지만 당론 자체가 현 정부와는 각을 세우므로 안 간 것일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남북 관계를 이런 식으로 가져가는 걸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하니까. 그분들을 설득하고 같이 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자유한국당 집권해도 남북협력 관련 야당 동의 필요”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강원도 철원군 5사단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군인들이 지뢰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강원도 철원군 5사단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군인들이 지뢰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그런 기회가 있으면 야당의 동참을 끌어낼 수 있을까?
 
“나는 (보수당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자유한국당이 집권한다고 해도 남북관계는 개선해야 하지 않겠나. 흡수통일을 못한다는 전제라면 (훗날 자유한국당도) 남북협력은 필수이고, 그렇다면 초당적으로 가야 한다.”
 
국내 대기업 총수들도 평양 정상회담 당시 북한을 찾았다. 북한이 한국의 기업과 기업인에게 거는 바람이 있다면?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남쪽 대기업들이 북한에 투자해주기를 매우 원한다. 지난 9월 18일 저녁 김정은 위원장 내외가 주최한 환영만찬이 평양 목련관에서 열렸다. 당시 북측 관계자가 내가 있는 테이블로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와서 ‘최 회장을 설득해서 북한에 투자 좀 하게 하라’고 웃으며 요청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날로 먹으려 들면 쓰나. 당신네들도 기본적인 여건을 마련해 놓아야 기업들이 간다. 급한 핵 문제부터 해결하자’고 받아넘기기도 했다.”
 
이번 방북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행보가 좀 적극적인 걸로 비쳤다. 최 회장은 북한 투자에 의욕을 보이던가?
 
“최태원 회장은 2007년 10월 2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저와 같이 갔었는데 북한 경제 시스템이 변화하지 않으면 투자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북한 자체가 개혁·개방으로 가고, 시장 기제(機制)가 들어갈 수 있어야 기업이 사업을 할 수 있지 않나. 대기업이 자선 사업하는 단체는 아니지 않나.”
 
삼성·현대·LG 등 주요 기업의 총수, 대표자들도 함께 갔다. 이들 기업은 대북 투자 동향이랄까, 청사진 같은 걸 갖고 있던가?
 
“관망하는 자세지 아직은 기업이 앞서갈 수 없다. 핵 문제가 해결되고 제재가 먼저 풀려야 한다. 삼성·현대·SK 등이 모두 미국하고 사업하는 기업들인데 제재가 풀리지도 않았고 미국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들어갈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제재가 풀리고 미국의 동의가 있는 상태에서 북한에 가야 불이익을 안 당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이 훨씬 크다.”
 
북한은 개성공단에 삼성전자와 같은 남한의 고부가가치 산업 시설의 유치를 바라나?
 
“북한은 기본적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하겠다. 대신 기술, 자본 집약적 사업을 바란다. 특히 첨단 과학기술 분야를 원하더라. 그러자면 제재가 풀려야 하고 비핵화에 구체적인 진전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재벌 기업이 그걸 모르겠나.”
 
최근 개성공단과 관련해 북측에서 새로운 얘기가 나온 건 없나?
 
“평양 공동선언에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나와 있다. 북이 강하게 원하는 것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있는데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을 재개하면 뭉칫돈이 들어간다. ‘벌크 캐시(Bulk cash, 대량현금)’가 들어가 핵무기로 전용된다는 의혹을 해소해야만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북한은 자체 경제 발전 모델을 가지고 있는가?
 
“북한이 기존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개혁·개방도 하고, 시장을 도입하려면 중국이나 베트남 모델밖에 다른 모델은 없는 것 같다. 그렇더라도 북한은 이를 ‘등소평 모델’ ‘베트남 모델’로 부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자기들의 주체적 모델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북한은 상당한 수준의 경제 변화가 있다. 구체적으로 ‘인민경제’라는 공식 섹터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농민시장, 암시장 비중은 반대로 더 커지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후자의 비중을 60~70%로 보기도 한다. 이미 시장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제도도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기도 하고 독자 베이스에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문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쉽지 않고 시기상조”
9월 남북 정상의 평양선언 직후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는 수행원들.

9월 남북 정상의 평양선언 직후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는 수행원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채널이 곧 가동될 전망이다. 북한에서 외무성 라인은 전면에서 활동하는 것인가?
 
“원래 대화의 시작은 서훈 국정원장-김영철 통일전선부장-폼페이오 당시 CIA 국장 등 3 개 정부기관 사이의 백채널에서 비롯됐다. 폼페이오가 마침 국무장관에 임명되면서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이 형성되고 우리는 서훈 원장이 뒤에 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협의를 하는 것이다. 협상이 진전되면 아마 김영철 라인이 이용호(외무상)·이수용(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라인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쉽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만 줄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건 과거 민주주의 투쟁이라는 기본 업적이 있었고, 거기에 2000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 간 통로를 뚫었다는 업적이 충분조건이 되면서 받은 것이다. 지금은 세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를 만든다고 하지만 아직 평화의 절반도 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 정상 혹은 일부에게 노벨평화상을 준다는 건 시기상조라고 하겠다.”
 
한국과 미국에는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으리라 보는 시각이 만만찮다.
 
“그런 의문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지난 4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는데 이는 앞으로도 계속 핵을 가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은 수령체제다. 전원회의와 수령의 결정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할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19일 육성으로 핵무기 없는 평화의 땅을 만들겠다고 확약했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함께 평양의 15만 군중 앞에서 같은 얘기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문서에 적힌 글자가 그렇게 중요한지 의문이다.”
 
한반도의 미래와 운명이 걸린 문제라 매사 조심스럽고 의문도 쉬 가시지 않는 것 아닐까?
 
“미국 주류 사회에 그런 시각이 존재한다는 걸 안다. 북한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의 생각은 대략 이런 식이다. ‘북한 지도자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북한이랑 협상을 하는가, 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필요하면 군사행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그렇게 했을 때 우리는 얻을 게 뭔가? 설령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도가 없다고 해도 우리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비핵화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처음부터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부정적인 전제를 깔고 문제에 접근하는지 모르겠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언제쯤,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까?
 
“올해 안에 답방한다는 것은 문 대통령이 주장해서 그런 것이고… 사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포함해 다 반대했다고 한다. 김성혜 통일전선부 정책실장 말로는 ‘주변에서 한 목소리로 반대하는데 김 위원장이 강력하게 희망했다’는 것이다. 또 김영철 부위원장이 평창 겨울올림픽 참석차 방한했을 때 태극기부대가 반대했다는 얘기도 북한 쪽에서 나오더라. 하지만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그의 서울 방문은 남북관계에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기에 상당히 좋다고 본다. 다만 우리가 평양 정상회담 당시 북에서 엄청난 환대와 배려를 받았는데 김 위원장이 서울에서 그 같은 환대와 배려를 받을지 걱정을 많이 하는 것도 사실이다.”
 
문 특보는 가끔 민감한 발언으로 논란을 불렀고 청와대는 그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견해가 아니라 개인적 입장이라고 치부하곤 했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해촉하지 않고 특보직을 계속 갖게 두고 있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저도 그건 잘 모르겠다. 저는 떼주면 더 좋고…. 하도 얘기가 많이 돼서 대통령도 부담스러워할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갑자기 지금 와서 관두라고 하면 이상하고, 또 내가 관두겠다고 해도 조금 이상하다”며 “이상한 동거가 좀 더 계속돼야겠지”라고 덧붙였다.
 
“정의용 안보실장 정보 절대 얘기 안 해”
문정인 외교안보특보는 핵만 해결되면 북한의 비대칭 위협까지도 남한이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정인 외교안보특보는 핵만 해결되면 북한의 비대칭 위협까지도 남한이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 특보가 하는 발언은 나중에 정부의 정책으로 실현되는 경우가 있다. 미리 정부로부터 핫(hot)한 정보를 받는 건가?
 
“정부로부터 기밀 정보를 받는 일은 전혀 없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어떤 사람인데… 절대 말을 안 한다. 정 실장의 운영 방식은 아주 철저하다. 우리 학자들과는 다르다.”
 
진보 진영 일각에서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더라. 평화협정은 남북한 힘의 균형을 만들고 나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예에서 보듯이 힘의 균형 없이 진행된 평화협정은 북베트남의 통일로 귀결됐다는 것이다. 평화협정은 여건이 충분히 숙성된 상태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평화협정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힘의 균형이 갖춰져야 평화협정이 가능하다면…. 우선 북한이 비핵화되는 과정의 최종 단계, 평화협정이 이뤄지는 단계가 되면 북한은 우리더러 미국의 핵우산을 제거하라고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비핵지대화 논의도 나올 수 있다. 북한은 1980년 대 이후 외국 무기를 사온 적이 없고, 독자적인 방산산업을 키워왔을 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첨단무기를 사 왔나. 남북 간 군사적 균형은 핵만 해결되면 심지어 비대칭 위협까지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비핵화 과정하고 평화협정 체결 과정은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협상은 시작할 수 있으니까.”
 
이런 얘기들을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 인사들과 터놓고 해보면 어떨까?
 
“나는 지금도 여기저기 많이 가서 얘기를 한다. 기업체 CEO 등 보수층 모임에도 초청을 받는다. 지방 강연을 가면 이른바 ‘태극기부대’ 관계자들이 항의 시위하러 왔다가 내 얘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는 경우도 종종 봤다. 나는 요청하면 거절한 적이 없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에서는 나를 부르지 않더라.”
 
미·중 무역전쟁의 파장과 행로를 예측한다면.
 
“지금과 같은 식으로 계속 가면 공멸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 지도자들이 공멸의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에서 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까지는 최대한 압박할 것이다. 그 다음을 봐야 한다. 11월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회의가 열리는데 이때 미·중 정상이 서로를 외면하면 이 문제는 장기전으로 간다고 봐야 한다.”
 
종국엔 중국이 불리하리란 전망에 대해선?
 
“중국이 우리와 같은 일반적 시장경제 체제였다면 거덜 나기 쉬운 구조라 하겠다. 하지만 공산당 1당 지배체제에다 시진핑 국가주석 중심의 강력한 리더십이 작동한다. 아직은 국가와 당이 시장을 통제할 수 있기에 고통을 참을 수 있다. 길어야 앞으로 2년 아닐까? 그러면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 중국은 버틸 수 있다고 본다.”
 
- 글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 녹취 정리 이유림 인턴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