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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OO성장 같은 이상한 발상부터 버려라"

중앙일보 2018.10.18 14:19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매번 성장 앞에다 이상한 수식어를 붙여 창조경제니 혁신성장이니 하는데 이게 구호가 맞는 얘기인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NEAR)재단 주최 토론회에서다. 니어재단은 이날 한국 경제의 진로와 해법을 모색하는 ‘NEAR 시사포럼’을 창립하고, ‘담론: 한국 경제의 진로’를 주제로 첫 토론회를 열었다. 포럼 명으로 정한 시사는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을 뜻하는 용어다. 주제 강연을 맡은 김 전 대표는 “세상이 변하고, 경제 환경이 바뀌고, 의식도 변했는데 (경제 정책을 다루는 사람들이) 이런 고려를 못 하고 있다”며 “8~10%씩 성장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NEAR)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NEAR)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정권이 5년 만에 바뀌니까 경제학자도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면서 특이한 얘기를 쏟아낸다”며 “이런 게 멋있게 들리면, 정부 경제 정책의 지표가 되는 게 지금의 행태”라고 꼬집었다. 경제 본연에 집중하지 못하고 정치 언어에 몰입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책이 하나의 도그마에 사로잡혀, 거기에 집착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경제 현실이 더 복잡해진 만큼, 파급효과와 (부작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까지 폭넓게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진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사람’를 꼽았다. 그러면서 당장 저출산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전쟁으로 모든 게 부서져도 사람만 있으면 복구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현 출산율 상황을 보면 대한민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지 의문”이라며 “(저출산은) 경제적 인센티브만 가지곤 해결이 어렵고, 각 부처의 모든 정책을 연결해서 종합적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있었다. 김 전 대표는 “금리를 올리면 기업 투자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대기업이 쌓아둔 돈이 700조원이 넘는데 금리가 기업 투자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의문”이라며 “부동산 투기도 걱정하는데 금리가 낮으면 결국 돈이 그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대기업은 최저임금과 무관하지만, 고용의 88%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은 현재의 임금도 제대로 주기 어려운 형편이니 파열음이 나는 게 당연하다”며 “임금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선 보수와 진보 학계 전문가들이 현 경제 상황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성장률과 실업률, 제조업의 위기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역동성을 잃고 헤매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미·중 무역 마찰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각변동의 파고에 적응하려면 경제시스템 전체를 가능한 한 빨리 크게 바꾸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한동안 일본이 그랬듯 ‘삶아진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급속하게 소득 불평등이 악화하는 나라”라며 “복지와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고, 경제 전반에 만연한 불공정 거래 관행을 차단할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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