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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7억 횡령 유치원 원장, 교육부 지침 때문에 비공개”

중앙일보 2018.10.18 00:02 종합 4면 지면보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대전·대구광역시 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대전·대구광역시 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해 ‘국정감사 스타’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7일 국감에서 유치원 비리 정보 공시 의무에 예외를 만들어준 교육부 지침의 문제를 지적했다.
 

국감서 교육부 지침 허점 지적
교육청이 유치원 비리 적발해도
시정명령 즉시 이행 땐 공개 안해

방과 후 과정 아동 숫자 속여 적발
위법 지적받고도 또 돈 타낸 곳도

이날 대전·대구·경북교육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 국감에서 박 의원은 “교육청의 감사를 통해 유치원이 징계받은 내역이 ‘유치원 알리미’ 사이트에 공개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 알리미는 전국 유치원의 교육과정, 교육·보육비 등 유치원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다. 박 의원은 공개가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시·도 교육청이 적발한 유치원의 법 위반 내역은 공시 대상이라고 현행법에 돼 있는데, 교육부 장관이 만든 하위 규정인 유치원 정보공시 지침에는 이 법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별법’은 유치원이 교육관계법 등을 위반해 교육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을 경우 원장이 이를 공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만든 ‘유치원 정보공시 매뉴얼 및 지침서’에는 ‘(교육청이) 시정·변경 명령을 1회 요구한 후 (유치원이) 즉시 이행한 경우는 공시 대상에서 제외’라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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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의 시정 명령을 받고도 버티는 유치원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징계 내용을 공개하는 유치원도 없다는 게 박 의원 주장이다. 원장이 7억원을 횡령해 루이비통 가방과 성인용품 등을 사는 데 쓴 경기도 화성시 환희유치원의 경우에도 유치원 알리미 사이트의 ‘위반내용’ 부분은 ‘해당사항이 없습니다’고 적혀 있다. 교육청의 시정 명령에 따랐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또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교육부의 공시 지침도 문제지만, 있는 지침도 안 지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북 구미시의 아이나라 유치원 사례를 제시했다. 이 유치원은 2016년 6월 방과후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아이를 참여했다고 속여 정부 지원금을 부정 수급한 사실이 적발돼 시정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그 직후에 또 같은 수법으로 돈을 타냈다가 적발됐다. 시정 명령을 받았는데도 또 법을 위반한 것이다.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징계 사실을 공시해야 하지만 이 유치원은 그러지 않았다.
 
이날 국감에서는 충남 지역 한 사립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보낸 편지도 언급됐다. 이 편지엔 “(이번 사태는) 좌파 국회의원, 좌파 성향의 시민단체가 공모해 국감 기간 동안 사립유치원을 비리집단으로 모는 노이즈마케팅”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적절치 않은 행위”라며 “이 유치원에 대한 조사를 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의 감사 적발 유치원 명단 공개를 놓고 반발하고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간부를 국감장에 부르자는 요청도 있었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다음 국정감사에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이 참고인으로 국회에 참석해 주실 것을 요청하는데 위원장께서 허락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덕선 위원장을 증인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위원장과 간사가 협의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국감 증인·참고인에겐 출석 7일 전 출석요구서가 송달돼야 하기 때문에 교육위는 29일 교육부 종합감사에 이 위원장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정부 책임론도 제기=교육부가 비리 유치원에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지만 일각에선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든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원영 중앙대 명예교수는 “정부의 책임은 도외시하고 일부 유치원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 ‘적폐’로 모는 것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미애 총신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사명감을 갖고 할 분들만 남아 투명한 재정회계 기준에 따라 유치원이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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