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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세상] “007가방에 100달러 가득 넣어 오겠다” 20년 전 약속 지킨 마도로스

중앙일보 2018.10.17 00:02 종합 20면 지면보기
NGO 단체 플랜코리아가 후원자 안창수(왼쪽)씨와 아프리카 기니를 찾았다. [플랜코리아 제공]

NGO 단체 플랜코리아가 후원자 안창수(왼쪽)씨와 아프리카 기니를 찾았다. [플랜코리아 제공]

지난달 개발도상국 어린이들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후원하는 NGO 단체 플랜코리아는 후원자 안창수(70)씨와 함께 아프리카 서쪽에 위치한 기니를 방문했다.
 

안창수씨, 아프리카 기니 찾아가
“기부는 마음 빚 갚는 것” 1억 후원

40년 넘게 외항선 선장과 도선사로 일했던 안씨는 세계 곳곳의 바다를 누볐다. 그중 유독 아프리카가 눈에 밟혔다. 안씨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을 느꼈다. 아마 동질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그는 “유치하지만, 나중에 퇴직하면 007가방에 100달러짜리를 가득 넣어 다시 한번 오리라. 이 사람들을 내가 도와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안 씨는 선장 생활을 할 때는 선원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술도 마시지 않았다. 돈을 잘 쓸 줄도 몰라 양말 하나까지 아내가 사줬다. 지난 2월 안씨는 20년간 저축한 돈 1억원을 플랜코리아에 기부했다. 자신과의 오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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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엔 직접 기니를 찾았다. 부산에서 인천공항,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를 거쳐 기니 코나크리까지 총 19시간30분이 걸린 먼 여정이었다. 안 씨의 후원금은 서아프리카 기니 수도 코나크리에서 157㎞ 정도 떨어진 서부 킨디아주 포레카리아현, 시호우루 마을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 사업에 쓰였다.
 
지난달 19일 안씨는 기니 시호우루 초등학교 완공식에 참석했다. 자신의 지원금으로 변화한 학교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의 도움으로 학교는 교실 3칸을 더 추가했다. 화장실도 2동 늘었고 책걸상 등 비품과 식수, 위생시설도 지원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준비해 간 선물도 잊지 않고 전달했다. 선물은 안씨의 이름이 새겨진 책가방과 교복, 학용품 등이었다. 지방정부 관계자 및 초등학교 관계자, 지역 주민들이 모두 나와 “안창수”를 외치며 반겨줬다.
 
그가 기부를 결심했을 때 주위 사람 모두가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그를 응원해 준 사람은 가족이었다. 열 살 아래 동생은 “형님 대단하다”는 말로 용기를 줬다. 딸은 기부를 결정한 아버지에게 “멋지다”는 진심을 전했다. 안씨는 “기뻐하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모습과 확 변한 학교를 보며 20년 넘게 꾸준히 저축하며 기부한 내 행동이 옳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는 어쩌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을 우리 마음속의 빚을 갚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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