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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용 위성안테나 시장 접수 완료 … 다음 타깃은 항공기용”

중앙일보 2018.10.17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세계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 1위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의 성상엽 대표가 15일 성남 판교사무소에서 안테나를 소개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세계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 1위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의 성상엽 대표가 15일 성남 판교사무소에서 안테나를 소개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안과용 망막진단기(휴비츠), 1회용 미용 콘택트렌즈(인터로조), 건식 진공 펌프(엘오티베큠)….’ 한국의 강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분야다. 이런 ‘세계 1위’ 리스트에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업체가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다.  
 

성상엽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대표
미·영 업체 양분한 시장 뛰어들어
점유율 40% 1위, 매출 1000억 눈앞

주파수 3개 이상 수신 독보적 기술
매출 10% R&D 투자 … 국산화율 70%

성상엽(46)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대표는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에선 세계 1위를 굳혔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기용과 군사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37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은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호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코스닥의 벤처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소속도 바뀌었다.
 
지상 통신망이 닿지 않는 바다에서 인공위성은 유일한 통신 수단이다. 그런데 해상에서 선박은 전후좌우 뿐만 아니라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린다. 그래서 고도 3만6000㎞ 상공의 인공위성에서 쏘는 전파를 정확히 받을 수 있는 안테나가 필요하다.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는 위성통신 사업자에 안테나를 공급하는데 최종 소비자는 선사다. 일반 소비자가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 전화를 사는 것과 비슷하다.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성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사 액센츄어에 다니다 2000년 소프트웨어 업체인 인텔리안시스템즈를 차렸다. 그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 고교 친구로부터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이 유망하단 제안을 받고 제조업에 뛰어들게 됐다”며 “국내 시장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창업 첫날부터 세계 시장에서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 출생년도
  • 직업[現]벤처기업인
  • 소속기관 [現]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대표이사
 
2004년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를 세우며 수십년간 영국 코브햄(Cobham)과 미국 KVH가 양분하던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2005년 첫 제품을 생산했고, 10년이 조금 넘은 2016년 세계시장 점유율 40%에 다다르며 업계 최강자로 올라서게 된다. 9만개 가까이 팔린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의 안테나가 세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독보적인 기술력이 있다. 바로 통신위성인 인말샛(Inmarsat)과 말링크(Marlink) 등이 쏘는 서로 다른 주파수대를 3개 이상 동시에 수신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또 미국·영국·네덜란드 등지에 10여 개의 지사를 두며 애프터서비스(AS) 망을 미리 구축한 것도 고객사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안테나에는 초정밀 부품이 최대 150종류, 600개가 들어가는데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
 
“우리가 생산한 안테나 덕분에 승객 4000명과 승무원 2000명 등 최대 6000명이 해상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크루즈선을 타고 휴가를 간 지인들이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로고가 박힌 안테나를 사진 찍어 보내줄 때마다 뿌듯함을 느낍니다.”
세계 시장에서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의 제품 포트폴리오. [사진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세계 시장에서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의 제품 포트폴리오. [사진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뉴 스페이스 레이싱(New Space Racing)’ 시대로 불릴 만큼 민간이 우주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대표적이다. 우주 여행 프로젝트로 흔히 알고 있지만 스페이스X의 주력 분야는 저궤도 위성 사업이다. 1만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려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도 원웹(OneWeb)으로 부르는 저궤도 위성을 통한 인터넷망 사업에 뛰어들었다. 원웹과 스페이스X는 기존의 인말샛·말링크와 달리 저궤도 위성을 사용하고 통신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안테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 12일에는 또 다른 낭보가 전해졌다. 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인말샛 등과 함께 손을 잡고 스마트 선박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연구개발(R&D)에 매출의 10% 이상을 투자해 뉴 스페이스 레이싱 시장에서도 세계 1위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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