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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환승 하기 가장 좋은 때는...바로 지금

중앙일보 2018.10.15 08:36 종합 20면 지면보기
중앙일보가 주최한 '더,오래 콘서트'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됐다. JTBC '팬텀싱어' 시즌 2의 우승을 차지한 포레스텔라가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중앙일보가 주최한 '더,오래 콘서트'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됐다. JTBC '팬텀싱어' 시즌 2의 우승을 차지한 포레스텔라가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인생환승을 위해 새 발걸음을 옮기는 가장 좋은 때가 언제일까요? 바로 지금입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첫 번째 '더,오래 콘서트'에서 연사로 나선 가수 션의 말이다. 본지 더오래팀이 주최한 이번 콘서트는 '인생환승'을 주제로 네 명의 연사가 경험담을 풀어놨다.

 
손연재 전 체조선수는 17년 동안 걸어온 체조선수로서의 인생 1막을 정리하고 스포츠 행정가가 되기 위한 인생 2막을 올리기까지의 얘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전종하 퍼플랩스 대표는 '게임 폐인'에서 300억원 스타트업 매각 신화를 이룰 수 있던 비결로 흥미를 자극했다.
 
백재권 관상가는 안목을 키우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진리를, 가수 션은 나눔이 가져다준 행복을 전했다. 특히 션이 밥 한 끼 먹기 어려운 해외의 아이들, 장애를 갖고 태어난 한국의 은총이 얘기를 할 땐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JTBC 팬텀싱어 시즌2에서 우승을 차지한 포레스텔라는 '신라의 달밤'과 '바람의 노래' 등을 불러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행사를 마친 손연재는 "직접 강연한 건 처음이었고, 이런 강연을 들은 것도 처음이었는데 운동과 다른 분야라 많은 도움이 됐다"며 "오래 했던 운동을 그만두고 다시 인생을 사는 입장에서 오늘 들은 얘기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연 소감을 말했다.
 
'싱글맘 인생 레시피'를 연재하고 있는 장연진 필자는 "다양한 인생환승 사연과 포레스텔라의 천상의 하모니를 들으며 바쁜 일상을 잊고 모처럼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특히 행복한 삶은 나누는 것이라는 걸 언행일치로 보여준 션의 강연이 가장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행사에 참석한 이보미(36)씨는 "인생환승이라는 주제가 아이를 좀 키우고 다른 길을 걸어보려는 제게 용기와 확신을 주기 위한 강연 같았다"며 "세상을 보는 안목과 지혜를 가지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끊임없이 배우고, 알리고, 도전하고, 성공해서 나누는 삶을 살고 싶은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연사별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리듬체조선수 은퇴 후 인생환승 손연재
지난 11일 열린 중앙일보 '더,오래 콘서트'에서 손연재 전 체조선수가 '끝은 곧 무한한 시작이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11일 열린 중앙일보 '더,오래 콘서트'에서 손연재 전 체조선수가 '끝은 곧 무한한 시작이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끝은 곧 무한한 시작이다'라는 주제로 첫 강연에 나선 손연재 전 체조선수는 17년 동안 걸어온 체조선수로서의 인생 1막을 정리하고 인생 2막을 올리기 전 잠시 쉼표를 그리고 있었다.
 
예뻐지려고 시작한 리듬체조가 삶의 전부였던 시절, 19살 이후 인생 계획이 없던 것,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리우 올림픽까지 출전하게 된 과정 등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어린 나이라 인생환승이라는 주제로 얘기할 수 있을까 했던 일부 참석자의 우려와 달리 누구보다 혹독하게 노력했던 선수 시절의 이야기는 울림을 줬다.

 
그는 "끝은 나에게 무한한 시작,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 같다"며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4위로 마무리한 데 대해 "2012년 런던 올림픽 5위로 시작해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17~18살이 인생에서 가장 독했던 시간이라며 "그 과정에서 힘들면 힘들수록 집에 돌아가는 길이 뿌듯했다. 나는 이렇게까지 열심히 했으니 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스로가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까지 노력했을 때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앞으로 인생에 대해선 "무언가를 향해 달리던 나 자신이 그리워졌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하기 위해 리듬체조와 관련한 일을 하고자 한다"며 "주니어 선수를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런던 올림픽이 끝났을 때 5위라는 좋은 성적이었지만 1분도 기뻐할 시간이 없었다. 그때 조금 더 기쁨을 느끼지 못한 게 후회된다. 지금부터 하는 일은 작은 순간이 꽉 찰 수 있게 마음에 담아두려고 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내 인생을 응원해달라. 나도 여러분의 새 인생을 응원하겠다"며 강연을 마쳤다.
 
300억원 신화 쓴 성공한 ‘게임 폐인’ 전종하
지난 11일 열린 중앙일보 '더,오래 콘서트'에서 전종하 퍼블랩스 대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11일 열린 중앙일보 '더,오래 콘서트'에서 전종하 퍼블랩스 대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두 번째로 무대에 선 전종하 퍼플랩스 대표는 이력이 화려하다. '고졸' '반찬 회사 300억원에 매각' '20대 대기업 최연소 상무' 등의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닌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온라인 게임 리니지로 월 3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10대로는 유일하게 성주(약 300명의 플레이어를 이끄는 성의 리더)로 활약했다. 게임을 정리할 때는 사업자금 5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 돈으로 21살, 온라인 푸드마켓 '더반찬'을 창업했다. 8년 후 더반찬을 동원그룹에 300억원에 매각한다. 동시에 동원그룹에 온라인 사업을 담당하는 상무로 이름을 올렸다.

 
이쯤 되면 회사를 매각한 돈으로 여행을 다니거나 재투자하고 쉴 법한데, 그는 또 다른 스타트업을 차려 사회의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성공'을 이룬 비법이 참가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꺼냈다. 고비 고비 언덕마다 어려움도 많고, 성공의 순간도 맛봤지만, 그런데도 계속해서 여정을 이어나간다는 뜻이었다. 25살부턴 골(구체적 목표), 미션(구체적 명분), 스케일(구체적 삶의 규모)에 대해 매년 목표를 세웠다. 종이에 써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펼쳐봤다.
 
전 대표는 학창시절에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신문을 매일 읽었다. 게임을 사업처럼 여겼다든가, 고등학교 때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든가 나름의 궤적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고 했다. 그는 인생환승에 대해 "정확한 궤적을 잡고 골, 미션, 스케일을 먼저 정하고 매 순간 자주 찾아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에도 멈추지 않으면 충분히 멋진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부자될 수 있는 안목, 노력으로 키울 수 있다" 백재권
지난 11일 열린 중앙일보 '더,오래 콘서트'에서 관상학 전문가 백재권 박사가 '세상 보는 안목을 키워라'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11일 열린 중앙일보 '더,오래 콘서트'에서 관상학 전문가 백재권 박사가 '세상 보는 안목을 키워라'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백재권 풍수지리학 박사는 인생을 환승하려면 정신 환승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신 환승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목과 지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녀에게 수백억 원을 물려줘도 안목이 없으면 그 돈이 며칠을 못 간다. 안목이 있으면 어디 가서든 누굴 만나든 인정을 받는다.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자녀가 뭐가 될지 모른다면 잔소리하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백 박사는 "내 아이가 음기 인간인지 양기 인간인지 모르면 늦잠 잔다고 잔소리하면 안 된다"며 "나이가 많은 것은 안목하고 비례하지 않는다. 부모라는 이유로 자식한테 잔소리하지 말고, 내 아이의 미래가 어떨지 내다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안목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첫째, 책을 꼽았다. 그는 "책은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며 "하루에 몇 권씩 꾸준하게 10년을 읽으면 1000권 정도 읽는데 그 정도 돼야 안목이 열린다"고 말했다. 둘째로는 명상을 꼽았다. 명상에 대해선 "아침에 일어나서 해도 되고 잠자기 전에 30분씩 명상하면서 오늘 하루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며 "들뜨던 사람도 차분해질 수 있다. 다만 꾸준히 매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은 가장 어렵지만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좋은 스승은 돈, 권력과 비례하지 않아 초야에 계신 가난한 분이 훌륭한 스승일 수 있다"며 "좋은 스승을 만나면 안목이 순식간에 열리는데, 우선 내 안목을 높여야 스승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안목이 완성되면 창공에 높이 떠 끝없이 멀리 바라볼 수 있는 독수리가 된다. 그러면 존경받고 대접받고 부자도 되고 성공할 수 있다"며 강연을 마쳤다.
 
"손만 잡아줘도 돼요" 904명 아이의 아빠 션 
지난 11일 열린 중앙일보 '더,오래 콘서트'에서 가수 션이 '더 오래 행복한 인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11일 열린 중앙일보 '더,오래 콘서트'에서 가수 션이 '더 오래 행복한 인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기부 천사로 더 잘 알려진 가수 션의 강연은 이웃에 대한 나눔이 가져다준 행복으로 가득했다. 그는 배우 정혜영과 결혼한 다음 날 하루 1만원씩 이웃을 위해 모으기로 했고, 1년 뒤 노숙자를 위해 봉사한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혜영은 돌아오는 길에 "작은 걸 드렸지만 정말 큰 걸 받아서 돌아왔다"고 했고, 이후로 이 부부의 기부는 매년 이어졌다.
 
해외 아동 6명을 후원하던 부부는 필리핀에 다녀온 뒤 90여명의 아동을 추가로 후원하게 됐다. 이후 국내 아동 100명, 아이티 아동 100명, 북한 아동 500명, 마지막으로 지난 2015년 말 지누션 데뷔 18년 만에 꿈에 그리던 단독 콘서트를 이룬 날 우간다 아동 100명을 후원하기로 결정해 본인의 자녀 4명까지 총 904명 아이의 아빠가 됐다.
 
션은 "세상에 가장 중요한 금 세 가지는 황금, 소금, 지금이다. 지금은 황금, 소금으로도 살 수 없다. 지금은 영어로 'present', 선물이다. 지금이라는 선물을 우리 모두 받고 있기에 감사하기 시작하면 그 행복은 지금 시작된다"며 "후원하는 한 아동의 손만 잡아줬을 뿐인데 그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저 사람이 절 사랑하나 봐요'라고 했다던 말이 가슴에 박혔다. 집에 돌아가면 아내, 남편, 부모,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해 보라. 우리 가정의 행복을 거기에만 담아두지 말고 내가 가진 행복으로 이웃의 손을 잡아주기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푸르메재단과 어린이를 위한 재활병원 건립에 힘썼던 그는 이번엔 루게릭 환자를 위한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뛴다. 그는 "나의 행복을 통해 좀 더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질 거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여러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선물이기 때문"이라며 콘서트의 막을 내렸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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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지 서영지 더,오래 팀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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