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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감당 힘들다, 아들 처벌해달라"...50대 아버지의 호소

중앙일보 2018.10.14 16:25
부부싸움 중 아내를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뜨린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부부싸움 중 아내를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뜨린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이제는 혼자 힘으로 감당이 안됩니다. 법에 의해 처벌받게 해 주세요.”
 

인천지법, 아버지 폭행 20대 아들 실형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도 폭행
아버지, 앞선 두차례 폭행에 선처 호소
법원 "조현병불구 죄질나쁘고 폐륜적"

50대 아버지가 20대 아들의 폭행에 더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법원은 아버지의 호소를 받아들였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 이재환 판사는 아버지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존속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된 A씨(27)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올 8월 17일 오후 6시30분쯤 인천시 동구 자택에서 자신의 행동을 나무란다는 이유로 아버지 B씨(57)에게 욕설과 함께 전동 드릴을 던지는 등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의 얼굴도 주먹으로 때리고 수차례 침을 뱉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인천지방법원. 임명수 기자

인천지방법원. 임명수 기자

 
A씨는 사건 발생 당일 전동 드릴로 안방 옷장을 부수고 있었다. 이를 본 아버지 B씨가 “옷장을 왜 부수느냐”고 했다. A씨는 갑자기 “야 이 개XX야, X XX야, 내 마음대로 부수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놀란 B씨가 자리를 피하려 하자 A씨는 들고 있던 전동 드릴을 던져 아버지의 오른쪽 팔을 맞추는 폭행을 가했다.
 
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향해 “경찰관이 여기 왜 왔느냐, 신고자가 누구냐”며 C경위의 얼굴을 때렸다. 이를 제지하던 D순경의 얼굴과 종아리도 수차례 때렸다.
 
조현병으로 두 차례 정신병원에 입원한 A씨는 앞서 존속폭행 혐의로 두 차례 입건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두 차례 모두 선처를 호소, A씨는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만 받았다.
 
하지만 아들의 세 번째 폭행에 아버지는 결국 아들의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했다.
[뉴스1]

[뉴스1]

 
이 판사는 “피고인의 범행 경위와 방법 등을 보면 죄질이 극히 좋지 않고 패륜적”이라며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반사회성이나 폭력의 습성이 정신질환에 근거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신병원에서 퇴원 후 통원치료를 통해 약을 처방받았으나 불편한 부분이 없어 약을 먹지 않았다고 진술, 상태를 스스로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라고도 했다.
 
이어 “피고인은 아버지와 화해한 후 다시는 범행을 하지 않고 성실히 생활하겠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도 ”피해자인 아버지와 합의하지 못했고 용서를 받았다고 볼 만한 정황도 없는 상황이어서 선처할 이유도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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