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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신’ 여홍철, “딸 서정이, 내 고교 때보다 낫다”

중앙일보 2018.10.14 15:09
 
전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기계체조 여고부 3관왕에 오른 여서정과 그의 아버지 여홍철. 전주=박린 기자

전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기계체조 여고부 3관왕에 오른 여서정과 그의 아버지 여홍철. 전주=박린 기자

“딸 서정이, 내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나아요. 허허.”
 
‘도마의 신’ 여홍철(47·경희대 교수)은 둘째딸 여서정(16·경기체고)을 ‘아빠미소’로 바라봤다.
 
여서정은 14일 전북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기계체조 여자고등부 종목별 결선에서 도마와 마루 1위에 올랐다. 특히 주종목인 도마에서 유일하게 14점대(14.038)로 우승했다. 전날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을 딴 여서정은 전국체전 스타였다. 체조 선수들이 휴대폰 동영상으로 여서정의 경기영상을 찍을 정도였다. 여홍철은 이날 TV 해설위원을 맡아 딸의 경기를 지켜봤다.
 
13일 전북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기계체조 여자고등부 경기. 여서정이 도마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전북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기계체조 여자고등부 경기. 여서정이 도마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후 여홍철은 “서정이가 오늘 실수를 좀 했지만 다음주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다치지 않은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여홍철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도마 은메달리스트다. 그의 아내 김채은(45)씨도 기계체조 국가대표를 지냈다.  
 
‘힘과 탄력 같은 체조 DNA를 물려 받은 것 같다’고 하자 여홍철은 “저보다 낫다”면서 “서정이는 어릴적 경기에 나가면 심판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긴장된 순간에 그러기 쉽지 않은데 ‘강심장’이다. 당시 난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서정은 “원래 잘 떨지 않았는데, 요즘엔 사람들 주목을 받으면서 조금 더 긴장된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도마의 신이라 불린 여홍철. [중앙포토]

선수 시절 도마의 신이라 불린 여홍철. [중앙포토]

 
여홍철은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신기술 ‘여1’과 ‘여2’를 앞세워 은메달을 땄다. 고난도 공중 연기 후 착지 때 하체가 무너져 다잡은 금메달을 놓쳤다. 여서정은 “아빠 동영상을 본적이 있는데, ‘저 기술을 어떻게 하지’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빠를 보고 착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착지가 불안하다”며 해맑게 웃었다.  
 
여홍철은 “체조에서 남자선수와 여자선수는 근력과 높이에서 차이가 있다. ‘여2’는 여자선수가 시도하기에는 고난도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여서정도 아빠처럼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2점짜리 ‘여서정’을 만들었다. 여서정은 “전세계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내가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기계체조 여고부 3관왕에 오른 여서정과 그의 아버지 여홍철. 전주=박린 기자

전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기계체조 여고부 3관왕에 오른 여서정과 그의 아버지 여홍철. 전주=박린 기자

여서정은 키 1m50cm, 몸무게 46kg 작은 체구다. 여홍철은 “서정이가 체조선수이다보니 한창 큰 나이에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어 안쓰럽다”면서 “생각이 깊은 서정이는 혼자 생각하다가 진짜 고민될 때 내게 물어본다. 전 항상 믿고 지켜본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뒤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아빠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던 여서정은 “지금도 목표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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