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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위원도 깜짝 놀란 ‘멘털 갑’ 장현수

중앙일보 2018.10.14 11:33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장현수가 헤딩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장현수가 헤딩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018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 있었던 일이다. 한 해설위원은 한국축구대표팀-멕시코의의 조별리그 2차전을 중계하던 도중 중앙수비 장현수(27·FC도쿄)를 크게 질타했다. 장현수가 두 차례 치명적인 태클 실수로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은 1-2로 패했다.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한국 장현수가 멕시코 안드레스 과르다도의 크로스를 막기 위해 태클을 시도하다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한국 장현수가 멕시코 안드레스 과르다도의 크로스를 막기 위해 태클을 시도하다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이 해설위원은 축구계 선배로서 후배에게 쓴소리한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고심 끝에 훈련장을 찾아가 장현수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런데 장현수는 해설위원이 왜 자신에게 사과하는지 의아해했다고한다. 장현수는 월드컵 기간 중 TV는 물론 기사, 댓글, 소셜미디어 모두 보지 않고 축구에만 전념했기 때문이다. 축구계 관계자가 최근 “장현수는 멘털 갑”이라면서 전해준 이야기다.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 경기에서 신태용 감독과 장현수가 포옹하고 있다.   이날 대한민국은 독일에게 2대0 승리를 거두었지만 스웨덴, 멕시코에 이어 조3위를 기록해 16강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 경기에서 신태용 감독과 장현수가 포옹하고 있다. 이날 대한민국은 독일에게 2대0 승리를 거두었지만 스웨덴, 멕시코에 이어 조3위를 기록해 16강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연합뉴스]

 
장현수는 남몰래 마음 고생도 심했다. 장현수는 멕시코전 패배 다음날 신태용 당시 대표팀 감독을 찾아가 “어젯밤 한숨도 못잤습니다. 제가 팀에 보탬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독일과 3차전은 안뛰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현수야 SNS 보니?”라고 묻자 장현수는 “안봅니다”라고 답했다. 신 감독은 “잘했다. 보는 순간 너는 자살하고 싶을거야. 너랑 나는 한국 돌아가면 발붙이고 못산다. 독일전 잘 마무리하고 미련없이 물러나자”고 설득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한 장현수는 세계 1위 독일전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칠레의 경기. 한국 장현수의 패스 미스로 칠레 디에고 발데스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칠레의 경기. 한국 장현수의 패스 미스로 칠레 디에고 발데스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장현수는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축구팬들 사이에서 조롱거리였다. 지난달 칠레와 평가전에서 막판 백패스 실수로 실점위기를 자초했다. 일부 축구팬은 “장현수가 또 장현수했다”고 비아냥 댔다. 못할 줄 알았는데 정말 못했다는 뜻이라고 한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장현수가 우루과이 크리스티안 스투아니를 밀착마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장현수가 우루과이 크리스티안 스투아니를 밀착마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욕받이’ 장현수가 오랜 만에 명예회복을 했다. 장현수는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2-1 승리에 기여했다. 몸은 던져가면서 몸값이 800억원이 넘는 우루과이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파리생제르맹)를 꽁꽁 묶었다. 후방에서 빌드업(공격전개)도 훌륭했다. 경기 후에는 “장현수, 이번 경기는 인정”이란 기사 댓글도 달렸다. 
 
KEB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우루과이 전이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KEB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우루과이 전이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한국 감독은 부임 후 장현수를 3경기 연속 선발출전시켰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장현수의 과거는 언급할 필요도 없고 언급해서도 안된다. 최근 3경기만 놓고 봤을 땐 상당히 높은수준의 축구를 보여줬다. 평균수준을 상회하는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보호해줘야한다. 미래에 상당히 도움이 되줄수 있는 선수다. 팀에 만족하는데, 특정선수에 대해 그 이상으로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수는 “비난도 위로도 괜찮다.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기여해 기분이 좋다. 카바니를 막기위해 팀 전체가 분석을 많이 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현수는 지난달 칠레전 직후 “심장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장현수는 이날 백패스할 때 주위를 한 번 더 살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축구선수는 실수를 통해 성장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중앙수비 중 월드클래스는 전무하다. 장현수는 특출난 장점은 없지만 골고루 괜찮다. 일본 FC도쿄에서 주장을 맡을 만큼 생활도 모범적이다. 치명적인 실수만 줄인다면 당분간 벤투호 수비를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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