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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금감원 채용…최고점수 받은 탈락자 8000만원 받는다

중앙일보 2018.10.13 15:28
김회룡 기자

김회룡 기자

채용 비리로 인해 최고점수를 받고도 탈락한 금융감독원 지원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채용 비리를 저지른 기관‧기업을 상대로 한 첫 배상 판결로 향후 비슷한 판결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오성우)는 A씨가 금감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금감원의 금융 공학 분야 신입 공채에서 필기시험과 2차례 면접을 통해 지원자 중 최고점수를 받았으나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 반면 최종면접에 오른 3명 중 필기시험과 1‧2차 면접 합산 점수가 가장 낮았던 B씨가 합격자가 됐다.  
 
감사원이 지난해 9월 공개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금감원은 당초 계획에 없던 지원자들의 평판을 조회해 이를 최종 평가에 반영했다. A씨를 비롯해 다른 직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들에 대한 평판을 조회한 것이다.  
 
반면 B씨는 서울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지방 학교를 졸업했다고 지원서에 기재해 ‘지방 인재’로 분류됐다. 금감원은 이를 알면서도 합격을 취소하지 않고 무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평판 조회 결과만으로 노력을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를 박탈당해 느꼈을 상실감과 좌절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이 A씨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또 “청년실업이 만연한 현재 채용 비리는 심각한 사회문제”라면서 “채용 절차가 객관성‧공정성을 상실한 채 자의적으로 운영될 경우 불이익을 받은 지원자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은 금전적 배상으로도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자신을 채용해달라는 A씨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채용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됐더라도 신체검사 등 추가 절차가 남았기 때문에 최종 합격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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