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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비판에 한마음 된 여야…일선 검사도 "내가 하고픈 말"

중앙일보 2018.10.13 06:30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서울중앙지검에 파견된 검찰인력'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아 의원들이 반발했다. 11일 법사위가 열린 모습. 강정현 기자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서울중앙지검에 파견된 검찰인력'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아 의원들이 반발했다. 11일 법사위가 열린 모습. 강정현 기자

"실제로도 '악악' 소리 납니다. (사건 처리 상황을 정리해 보고해야 하는) 월말이 다가오는 게 무서울 정도죠."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A 검사는 12일 중앙일보 기자에게 이처럼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 모두 '일선 검사를 과도하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로 차출하고 있다'는 지적을 한 뒤다.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검찰 개혁에 나서야 하는데, 어찌 된 건지 검찰의 힘이 더 커지고 있다"며 "당장 1년 전과 비교해도 힘이 더 커졌다. 인권침해 요소 줄이고, 공안수사 줄이겠다고 하는데, 오히려 특수부만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또 "민생 사건과 밀접하게 연관된 일반 사건 처리율이 지난해 70% 후반에서 올해 60%까지 떨어졌다"며 "지금 지방검찰청 일 잘하는 검사들이 중앙지검 특수부로 차출돼있어서 지방청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같은 여당인 백혜련 의원도 박상기 장관에게 "일부 언론에서는 사실상 100여명까지 수사 인력이 특수부 수사에 매달려 있다고 하는 데 맞느냐"며 물었다. 박 장관은 "사실이 아니고 40여명 안팎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40여 명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온 건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국감에서 수시로 의견 충돌을 일으키며 정회와 집단퇴장을 거듭하던 여야 법사위원들은 이 지적에 대해서 만큼은 한마음이 됐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의원들도 "사실이 아니라면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파견된 검사의 수를 알려달라"고 박 장관을 몰아세웠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4부는 현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거래 및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일선 검사 중 일부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국회의원들이 대신해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 A 검사는 "실제로 대전이나 부산같은 큰 검찰청 뿐만 아니라 작은 지청급에서도 인력을 서울중앙지검으로 가져가고 있다"며 "또 일 잘하는 5~10년 차만 빼가니 남은 검사들이 해야 할 업무량이 가중돼 월말에는 악악 소리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지검 특수부에 직·간접적으로 파견돼 일하고 있는 검사 수를 법무부가 공개하지 않은 점도 고충을 호소하는 검사들의 불만을 키웠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B 검사는 "현재 검찰의 인력 구조는 지방청의 밑돌을 꾀어서 윗돌인 서울중앙지검을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여·야 막론하고 공통되게 자료 요청을 하고 있는데, 법무부에서 이를 모두 묵인하니 허탈할 따름"이라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파견된 검사 인원 수를 알려달라는 것이 어떤 국가 기밀이기에 공개하지 않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소희 기자 jo.so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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