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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까지만 지원하고 방치하면, 좀비기업 되는 건 시간문제”

“창업까지만 지원하고 방치하면, 좀비기업 되는 건 시간문제”

중앙일보 2018.10.12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K-ICT 본투글로벌 김종갑 센터장은 매년 100여개 회원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사진 본투글로벌]

K-ICT 본투글로벌 김종갑 센터장은 매년 100여개 회원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사진 본투글로벌]

창업보육기관 본투글로벌의 김종갑(51) 센터장은 판교 테크노밸리 스타트업들의 ‘큰 형님’ 같은 존재다. 서울 상암동 시절부터 본투글로벌의 센터장을 맡아오다 2016년 3월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오픈과 함께 이사를 와 지금껏 300여개의 스타트업들을 키워오고 있다.
 
김 센터장은 “요즘은 정부·투자회사들의 자금도 많이 풀리고, 임대공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많아 스타트업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면서도 “여기서 멈춰버리면 다시 좀비 기업을 양산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창업만 하고 알아서 하라는 식은 곤란하다” 며 “한발 더 나아간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지금까지 거둔 1차적인 성과를 확대하고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지속하고 글로벌화할 수 있도록 사후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본투글로벌은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은 될성 부른 스타트업들을 선발해 지원하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소속 기관이다. 스타트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시장정보를 제공하고, 글로벌시장과 접점을 찾아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매년 100개의 회원사를 선정해 최장 3년까지 지원하며 이 중 50여개 사는 스타트업캠퍼스 내에 입주시켜 기술과 사업역량을 키워내고 있다. 2013년 9월 개소한 후 총 2271개 사가 본투글로벌을 거쳐 갔다.
 
김 센터장은 먼저 기업들에 글로벌 시장에 대해 체감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트업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점은 ‘내가 만든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까’하는 부분이다”며 “이런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장보고서만 제공하는 형태의 지원은 큰 도움이 되기 힘들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사가 얼마에 납품하고 있는지 등 세부적인 정보를 알아야, 회사의 전략과 상황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글로벌기업과 직접 소통하고 피드백 받는 스킨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투글로벌에서 성장해 2016년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입성한 센드버드는 본투글로벌이 코칭한 대표적 스타트업이다. 모바일용 채팅 기능을 은행·커머스·게임 등 회사의 서비스에 탑재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제작이 주사업이다. 지난해 12월 실리콘밸리의 밴처캐피털사들로부터 1600만 달러(한화 약 179억원)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본투글로벌은 제2·3의 센드버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현재 두 가지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PCF(Product Market Fit)와 POC(Proof Of Concept)가 그것이다. PCF는 글로벌시장의 수요와 특성을 고려해, 기업이 내놓은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을 판단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POC는 글로벌 대기업에 본투글로벌 회원사의 제품을 직접 소개해 제품을 평가받고 수정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업간거래(B2B)에 특화된 서비스다.
 
김 센터장은 “스타트업들이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영업 등 사업역량이 부족해 자금난을 겪는 경우가 많다” 며 “이것을 단순히 기업의 역량 부족 탓으로 돌리기보다 실리콘밸리처럼 제품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주는 전문가들이 국내에도 많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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