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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부럽다 … 두렵다 … 화웨이의 ‘AI 백만대군’ 양병

중앙일보 2018.10.12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김경진 산업팀 기자

김경진 산업팀 기자

10일부터 3일간 중국 상하이 월드 엑스포전시장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18’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10일 발표회장은 6000석의 좌석이 꽉 차는 바람에 일부 외국 기자들이 입장을 못할 정도였다. 단일 회사의 행사임에도 전 세계 1500여개 파트너 회사가 참여해 참가자 수만 2만5000명에 달했다. 화웨이의 글로벌 파워다.
 
커넥트는 올해로 3회째인 화웨이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콘퍼런스다. 올해 주제는 ‘지능의 활성화(Activate Intelligence)’. 같은 머리글자인 인공지능(AI)이다. 에릭 쉬 화웨이 순환 최고경영자(CEO)는 10일 “기초 연구와 인재 개발에 투자하고, AI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개방적인 글로벌 생태계를 육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가 장비에 이어 AI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나섰다. 지난해부터 클라우드·모바일 기술을 단계적으로 선보인데 이어 이번엔 모든 전자 기기의 ‘뇌’라고 할 수 있는 칩까지 얹어 화웨이만의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센드’(Ascend)라 불리는 이 칩을 클라우드나 서버, 디지털 기기 등에 적용하면 AI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화웨이 설명이다. 경쟁사로 삼고 있는 미국의 엔비디아 대비 두 배나 빠르다는 게 화웨이 측 주장이다. 여기에 비용도 저렴할 가능성이 크다. 2분기 상용화가 시작되면 화웨이의 경쟁력인 ‘저비용 고효율’을 무기로 각 기업의 AI 생태계를 빠르게 파고들 수 있다.
 
에릭 쉬 화웨이 순환 최고경영자(CEO)가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화웨이]

에릭 쉬 화웨이 순환 최고경영자(CEO)가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화웨이]

이미 화웨이의 AI 기술은 곳곳에서 활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교통·항공 분야다. 윌리엄 쉬 화웨이 최고전략마케팅책임자(CSMO)는 AI가 어떻게 중국의 극심한 교통 체증을 해결할 수 있는지 소개했다. 화웨이의 클라우드를 이용한 지능형 교통 시스템을 시범 적용한 결과 평균 차량 속도가 15%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자동차가 신호를 인식하는 게 아니라, 신호가 자동차와 보행자를 인식해 신호체계를 조절한다. 화웨이는 선전 국제공항에도 안면 인식, 물류 등에 자사의 AI 기술을 이용해 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승객의 비행 전 대기 시간이 1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 기술이나 서비스를 쓰는 글로벌 기업도 대거 AI 관련 신기술을 선보였다. 인텔 부스에 전시된 테스트용 차량은 운전자가 눈을 감고 있거나 정면을 응시하지 않고 있거나 하품을 할 경우 경고를 보내 운전자가 안전운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텔의 자회사인 모비디우스의 안면인식 기술과 화웨이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결합한 서비스다.
 
프랑스 이동통신사 오렌지의 IT관련 솔루션 자회사인 오렌지비즈니스서비스(OBS)는 화웨이의 AI기술을 와이너리에 접목했다. 위성 사진 데이터와 농기구 등에 탑재된 카메라나 센서 등을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해 포도 수확 상태나 병충해, 자연재해 등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 포도 농장을 관리한다.
 
화웨이는

화웨이는

통신 장비 회사인 화웨이가 AI 산업 전반으로 영토를 확대해 나가는 이유는 뭘까. 화웨이 측은 자신들의 주력인 통신 분야에 AI가 접목되면 자동화로 인해 점점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운영·보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화웨이의 먹거리와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다. 쉬 CEO는 “통신에 AI를 접목할 경우 원가가 절감되기 때문에 통신사들 입장에선 AI 도입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정상에 있지만, 그 이후를 내다보고 미리 차기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는 얘기다.
 
이런 화웨이의 ‘AI 야심’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재 양성이다. 쉬 CSMO는 ‘늙은 말이 길을 안다’는 속담을 언급하면서 본격적인 AI 시대가 오기 전 경험 많은 전문가를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3년간 100만명의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경험 많은 늙은 말’이 심지어 많기까지 할 전망이다.
 
통신장비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 3위인 하드웨어 강자 화웨이는 이제 반도체와 AI 강자까지 넘보고 있다. 모두 한국과 겹치는 분야다. AI 기술과 전 세계 기업과의 네트워크, 100만 인재를 기반으로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화웨이가 부럽고도 두려운 이유다. 
 
김경진 산업팀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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