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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항문알바한다" 에이즈로 싸우다 국감 2시간 파행

중앙일보 2018.10.11 19:54
[국감현장]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 나온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사진 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 나온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사진 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청소년들이 항문알바를 하고 있어요. 용돈 벌고 싶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성인들에게 몸을 팔고 있습니다”(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논란으로 감사가 일시 중지됐다. 에이즈 발병의 주원인이 동성애, 특히 항문성교 탓이라며 보건당국 수장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자유한국당 측과 이에 강하게 항의하는 여당이 고성을 지르며 감사현장에서 대립했기 때문이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 나온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김준명 연세대 감염내과 명예교수.[사진 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 나온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김준명 연세대 감염내과 명예교수.[사진 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사건의 발단은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의 참고인 질의였다. 윤 의원은 이날 국정 감사에서 김준명 연세대학교 감염내과 명예교수를 참고인으로 불러 국내 에이즈 감염 원인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김준명 교수는 2006년부터 올해까지 12년간 전국 21개 대학병원과 에이즈연구소,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국내 HIV 바이러스의 감염경로, 한국 HIV/AIDS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이날 “(연구결과에선) 연령대가 젊어질수록 동성 간의 성접촉 빈도가 늘어난 걸로 나타났다”며 “특히 10~20대는 75%, 10대만 봤을 때는 93%가 동성 간의 성접촉으로 감염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의 감염 경로를 보니 많은 가출 청소년들이 성매매를 통해 용돈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이 성인과의 동성 성접촉을 통해서 감염되고 있더라”고 말했다.
문제는 김 교수의 증언에 이은 김순례 의원의 질의에서 본격화됐다. 김 의원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청소년들이 용돈 벌고 싶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성인들에게 몸을 팔고 있다”며 “이거 (청소년들에게) 알려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 에이즈 예방법으로 콘돔을 쓰라는 단순 권고 말고 국민에게 10대에게 어떤 것을 알려주셨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바텀알바’를 들어보셨냐”며 “청소년들이 이런 항문알바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년에 한 20명씩 군대에서 에이즈 감염이 된다는 것 알고 있느냐”며 “군대에 가서 강압적으로 성기접촉을 하고 에이즈에 걸려서 나온다는 사실을 방기하겠냐”고도 말했다. 또한 동성애가 에이즈의 주원인이냐고 정 본부장에게 수차례 따져 물었다.
  
이에 정은경 본부장은 “동성애가 에이즈의 고위험 집단”이라며 “전파경로와 예상수칙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보건복지부 자료의 문구를 정 본부장에게 따라 읽으라고 시켰다. 한국의 경우 에이즈 감염자의 91.7%가 남성이며 99%가 성관계로 인해 전파된다는 내용이었다. 김 의원의 지시에 정 본부장은 해당 문구를 더듬더듬 따라 읽었다.
 
그러자 기동민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시킨다고 그대로 읽느냐”며 정 본부장을 막아섰다. 김 의원에게도 “그게 질문이냐. 뭐 하는거냐”며 고함을 지르며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의원도 “(정 본부장이 에이즈 원인에 대해) 인정을 안 하지 않느냐”며 맞고함을 질렀고, 같은 당 김승희 의원 등도 거들었다. 
 
국감장은 여야 의원들의 대립으로 시끄러워졌고,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오후 5시 40분쯤 감사를 일시 중지시켰다. 감사는 약 2시간 정도 지난 오후 7시 30분에 속개됐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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