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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영의 글로벌경제] 미ㆍ중 무역전쟁, 트럼프 펀치에 고통 시작된 중국 경제

중앙일보 2018.10.11 05:03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헤이룽장성에 있는 한 농장을 방문해 일꾼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헤이룽장성에 있는 한 농장을 방문해 일꾼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는 13일로 미ㆍ중 무역전쟁이 100일을 맞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6일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무역전쟁. 몇 차례 협상이 결렬된 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재 미ㆍ중 양국은 서로의 수입품 총 3600억 달러(약 400조원) 규모에 추가 관세를 매기고 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중국산 수입품 규모는 2500억 달러, 중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산 수입품 규모는 1100억 달러다. 
 
중국의 대미 수입액이 미국의 대중 수입액보다 적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 전체로 관세를 확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중국은 이젠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대상 미국산 수입품이 없는 형편이다. 더 이상 쓸 '관세 카드'가 없다는 점에서 무역전쟁은 일단 중국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실업률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제가 호황이다. 반면 중국 경제에는 서서히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6.9% 경제성장률에서 완만한 감속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민간 기업들 의견을 반영한 차이신제조업PMI는 8월 50.6에서 9월 50으로 소폭 하락했다.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의미다. [자료 블룸버그]

소규모, 민간 기업들 의견을 반영한 차이신제조업PMI는 8월 50.6에서 9월 50으로 소폭 하락했다.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의미다. [자료 블룸버그]

 
무역 길이 막히자 먼저 제조업 지표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 9월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0.8을 기록해 8월(51.3)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올 3월 이후 최저치다. 
 
작은 민간 기업들 사정은 더 안 좋다. 소규모ㆍ민간 기업을 대변하는 차이신제조업PMI는 8월 50.6에서 9월 50으로 0.6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5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50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지난달 신규 수출 수주는 2016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인 48로 떨어져 부정적인 전망을 확연했다. 중국 제품의 수출길이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위안화 가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이르면 오는 12월 달러당 7위안 선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달 초 JP모건은 12월 말 달러당 7.01위안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19년 9월이면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져 7.19위안으로 환율이 뛸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도 비슷한 흐름을 전망했다. 이 회사 애널리스트들은 10월 2일 투자 의견서에서 “중국 성장의 단기적 피해는 이미 나타나고 있고, 내년 1분기에 본격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 회사는 내년 1분기에 달러당 7.05위안을 예상했으며, 2분기에는 7.10위안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에는 1분기에 6.9위안, 2분기에 6.85위안을 예상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달 하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위안화 평가 절하 경쟁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반대로 가고 있다. 분석가들은 며 “미·중 무역전쟁에 급격한 미국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중국은 위안화 약세를 중국 경제를 지지하기 위한 목발로 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이 알려진 지난 5월 이후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락추세다. [자료: 블룸버그]

미중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이 알려진 지난 5월 이후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락추세다. [자료: 블룸버그]

 
중국 증시는 가장 먼저 미ㆍ중 무역전쟁의 펀치를 맞은 곳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 의지를 밝힌 지난 3월 이후 하락세다.
 
특히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 규모에 3차 관세 폭탄 부과를 발표한 지난 9월 1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651을 기록했다. 2015년 차이나쇼크 이후 최저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당국의 긴축으로 투자 심리가 약한 데에 미중 무역 문제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중국 정부는 과도한 부채를 줄이기 위한 디레버리징 정책을 완화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중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또 낮췄다.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다. 은행 자금이 중소기업으로 흘러 들어가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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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 채권 발행을 촉구하는 등 인프라 투자를 다시 가속할 계획이다. 내수 확대 전략은 일정 시기에 경기 상승 효과는 있겠지만 결국 디레버리징 정책이 다시 뒤집힐 위험이 있다.
 
중국 경기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중국 경제성장률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7월과 같은 6.6%로 유지했다. 
 
하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은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낮춘 6.4%에서 6.2%로 하향 조정했다. 무역 전쟁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해외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게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이보다 낮은 6.1%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ㅁ
 
IMF는 2023년 중국 성장률을 5.6%로 전망했다. 최고 시점의 성장률(10.6%, 2010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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