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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 사건' 국가 사과ㆍ보상해야"…검찰 과거사위

중앙일보 2018.10.10 16:34
"관할 공무원은 뇌물을 받아 이득을 챙겼고, 검찰은 수사를 축소하고 은폐했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가 10일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가 피해자에 사과하고 특별법을 제정해 추가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당시 검찰이 수사를 축소하고 그로 인해 형제복지원 본원에 대한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가 확대됐다"며 검찰총장이 피해자들에게 과거의 과오를 사과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9월 오거돈 부산시장의 기자회견 도중 오열하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가족들. 황선윤 기자

지난 9월 오거돈 부산시장의 기자회견 도중 오열하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가족들. 황선윤 기자

 
강제노역·구타·학대, 한국판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87년까지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이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사회복지법인을 세운 뒤 수용자들에게 강제 노역을 시키고 구타와 학대,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법무부와 검찰의 조사를 통해 당시 형제복지원의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수사는 외압에 의해 축소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법무부가 발표한 조사결과보고서에는 당시 부산지검 등 검찰 지휘부가 형제복지원 원장에 대한 인권침해 수사를 무산시키고 형제복지원 원장의 횡령에 대한 수사를 중단시키려고 했다는 사실이 포함됐다. 또 확인된 횡령금액이 10억 원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7억 원 이하로 공소장을 변경하게 한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부산지검장은 국회의장을 지낸 박희태 전 국회의원이다.
 
과거사위에 따르면 수사검사였던 김용원 검사는 진상조사단과의 면담에서 "부산지검장이 형제복지원 원장 구형과 관련하여 미리 보고를 하라고 해 20년을 구형하겠다고 했더니 15년만 하라고 하였고, 그렇게 대검에 보고를 했더니 검찰총장이 10년만 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또 형제복지원 원장이 당시 부산 남구청 개발국장에게 6500만원을 보낸 비위사실도 확인됐다.  
 
박 원장은 상고심을 거쳐 원심 파기까지 7차례 재판을 받았지만 대법원이 1989년 7월 횡령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형(2년6월)을 선고했다. 특수감금 혐의는 당시 내무부훈령 제410호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라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하지만 무죄판결과 달리 형제복지원 자체 기록에는 12년간 운영되는 동안 513명이 사망했고, 그들의 주검 일부는 암매장되거나 시신조차 찾지 못해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린다.
 
형제복지원이 운영될 당시 강제수용된 아이들의 모습. 형제복지원 자체 기록에는 12년 간 운영되며 513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 DB]

형제복지원이 운영될 당시 강제수용된 아이들의 모습. 형제복지원 자체 기록에는 12년 간 운영되며 513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 DB]

 
'국가가 사과하고 특별법 제정하라'
 
과거사위는 이번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형사소송법 제441조에 따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신청할 것을 권고했다. 또 검찰이 수사를 축소하고 은폐한 사실이 확인되고, 그로 인해 피해자들의 피해가 확대되었으므로 검찰총장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대하여 검찰의 과오를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조소희 기자 jo.so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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