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춤 파트너에게 용돈 타 쓰는 남자, 밥 사달라는 여자

중앙일보 2018.10.09 15:01
[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21)
‘콜라텍을 다녀보고’라는 책에서 나는 콜라텍을 인간 시장이라고 표현했다. 수많은 사람은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도 다양한 모습일까 생각한다. 나이, 직업, 학벌, 생각, 살아가는 방식 등 너무 다양해서 붙인 이름이다. 매일 어디서 이 수많은 사람이 오는 것일까?
 
콜라텍에서 춤 추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한다. [사진 정하임]

콜라텍에서 춤 추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한다. [사진 정하임]

 
지인도 있지만 전혀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얼굴들이다. 깔끔하게 돈을 쓰는 사람은 역시 나이가 든 60대 이상의 사람들이다. 60대 이상이면 그래도 젊을 당시 사회가 돈을 벌 수 있는 조건이었기에 그런대로 주머니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 당시는 부동산이 호황기여서 건물도 있어 임대료도 나오고 자식들이 용돈도 주고 연금도 나오고 경제적으로 괜찮은 사람이 많다.
 
술을 마셔도 더치페이를 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상대가 술을 사면 자신이 한번 대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대다. 그러나 반대로 상대에게 기대를 걸고 유혹하거나 접근하는 사람들은 콜라텍에서 젊은 세대에 속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계에서는 돈 문제로 지저분하게 노는 사람을 ‘양아치’라고 부른다. 술 얻어먹기를 좋아하거나 파트너에게 선물이나 용돈을 요구하는 등 물질적인 면에서 공짜를 바라는 사람을 의미한다.
 
주로 젊은 여자들(여기서는 젊다고 해야 60대 초반 중반이다)이 그렇다. 여자들이 그룹으로 온 경우 일일 파트너가 춤춘 후 술을 대접하면 자신의 여자 친구들을 모두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 정도면 봐 줄 만한데 같이 왔다면서 여러 명을 불러온다. 이런 경우는 매너가 아니다. 남자들이 볼 때 여자 양아치라고 생각을 한다.
 
파트너와 술을 먹는 모습. 여기서는 중저가 음식을 선호하고 더치페이가 생활화되었다. [사진 정하임]

파트너와 술을 먹는 모습. 여기서는 중저가 음식을 선호하고 더치페이가 생활화되었다. [사진 정하임]

 
일일 파트너가 자신 한 사람에게 대접하고자 한 경우인데 친구라면서 서너 명을 불러오면 술값이 예상보다 많이 나오게 된다. 이 세계에서는 보통 식사 한번 하는 데 약 2만원이 든다. 2만원 선이 술사기도 좋고 얻어먹기도 부담이 가지 않아 선호한다.
 
매일 콜라텍에 나와서 술을 먹어야 해서 비싼 음식보다는 중저가 음식을 선호하고 혼자 부담하기보다는 더치페이가 생활화되었다. 그런데 객식구를 여러 명 데리고 오면 술대접하는 사람에게 부담스러워지는 가격이 되기에 예의상 옳지 않고 얻어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미지가 좋지 않게 된다.
 
남자의 경우 술을 얻어먹고 다니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 이 자리 저자리 아는 사람이 있으면 부르지 않아도 찾아가 술을 얻어먹는다. 이 세계에서는 그런 사람을 또 양아치라고 부른다. 여럿이 술을 마실 때는 항상 더치페이가 생활화되어 있기에 술값을 같이 부담해야지 얻어먹으면 양아치라는 이미지를 주게 되어 삼가야 한다.
 
파트너 관계에서도 남자가 여자에게 성의 표시 선물의 의미가 아닌 고가의 물건을 받고 싶어 채근하는 경우가 있다. 남자는 여자 파트너에게 금목걸이를 갖고 싶다고 요구한다. 남자 목에 보기 좋게 금목걸이를 하려면 보통 20돈 이상 되어야 하므로 값으로 따지면 400만원 이상이 든다.
 
파트너 관계에서도 남자가 여자에게 성의 표시 선물의 의미가 아닌 고가의 물건을 받고 싶어 채근하는 경우가 있다. [사진 pxhere]

파트너 관계에서도 남자가 여자에게 성의 표시 선물의 의미가 아닌 고가의 물건을 받고 싶어 채근하는 경우가 있다. [사진 pxhere]

 
파트너인 여자가 경제적 능력이 되거나 남자 파트너에게서 확신을 얻는다면 충분히 해줄 수 있지만 경제력이 안 되거나 남자 파트너에게 확신을 얻기 힘들면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어떤 남자 파트너는 만날 때마다 금목걸이를 요구했는데 여자가 해줄 돈이 없다고 하자 돈이 적게 드는 팔찌를 요구했다.
 
팔찌 해줄 형편이 안 되자 여자는 커플링 반지나 해서 끼자고 말했다. 남자 파트너는 무슨 반지냐며 싫다고 한다. 커플링 반지는 금 한 돈이면 족하니 남자 눈엔 성도 차지 않을 금액이다. 여자는 만날 때마다 금목걸이나 금팔찌 이야기가 부담스러워 만나야 할지를 고려 중이다.
 
심지어 어떤 파트너의 경우 남자가 여자 파트너에게 용돈 좀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화장품이 없다느니 속옷을 사야 한다느니 말한다. 여자의 경우 남자 파트너에게 돈을 빌려달라거나 선물을 요구하는 예가 있다. 목돈을 빌려주면 나눠서 갚겠다고 요구한다. 100만원을 빌려주면 적금 붓듯이 10만원씩 나누어 갚겠다고 하여 남자에게 돈을 얻어 낸다.
 
이 세계는 남자들이 돈을 조건 없이 쓰지 않으려 한다. 여자 파트너에게도 자신이 술을 세 번 사면 반드시 여자도 한번은 사야 한다고 하고 심지어 사랑도 여자를 위한 봉사라고 생각한다. 남자가 힘들게 사랑해주면 여자가 반드시 보상해야 한다는 식이다. 즉 조건부 사랑을 원한다.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지만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공짜가 넘쳐야 아름답다.
 
정하임 콜라텍 코치 chi990991@hanmail.net
 
관련기사
공유하기
정하임 정하임 콜라텍 코치 필진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 초등학교 교감으로 은퇴한 자칭 콜라텍 관련 최고 전문가다. 은퇴 이후엔 콜라텍과 관련해 조언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 '콜라텍 코치'라는 직업도 새로 만들었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 삼아 춤을 추러 갔다가 콜라텍에 푹 빠졌다. 노년기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이 춤이라고 생각한다. 콜라텍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별 등 에피소드는 물론 누군가 콜라텍을 운영한다고 한다면 사업 팁까지 제공해줄 수 있다. 걱정근심이 사라지는 콜라텍의 매력에 다 함께 빠져보자.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