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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잡았지만 100억은 ‘깜깜’ 보이스피싱 조직 일부 검거

중앙일보 2018.10.09 09:00
보이스피싱 조직 인출책 조모씨가 현금을 인출하는 모습. 조씨는 4분이 넘게 한 기기 앞에 서서 4차례 현금을 인출했다. [사진 중랑경찰서]

보이스피싱 조직 인출책 조모씨가 현금을 인출하는 모습. 조씨는 4분이 넘게 한 기기 앞에 서서 4차례 현금을 인출했다. [사진 중랑경찰서]

대출이자를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8일 ‘낮은 이자의 대출로 갈아타게 해주겠다’며 45명에게서 5억 1200만원을 편취한 일당 48명을 검거하고 1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랑서, 48명 검거하고 18명 구속
"낮은 이자 대출해주겠다"고 속이고 범행

 
이들은 “저금리 대출로 바꾸려면 일단 지금 있는 대출금을 갚고, 새로 저금리대출을 받아야 한다”며 기존의 대출금액을 대포통장으로 입금하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으로 유출된 개인정보를 통해 신용조회를 다 한 뒤, 기존에 고금리의 대출이 있는 서민들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관리책이 인출책에게 업무를 지시한 카카오톡 화면. [사진 중랑경찰서]

보이스피싱 관리책이 인출책에게 업무를 지시한 카카오톡 화면. [사진 중랑경찰서]

대포통장으로 입금된 돈은 ‘인출책’이 바로 인출해 다른 통장으로 옮겼다. 이 과정을 평균 4~5회 정도 반복하며 최종 입금 통장으로 돈을 모아, 계좌 추적이 어려웠다고 경찰은 밝혔다. 인출-입금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고모(27)씨 등 3명은 개인적으로 돈을 빼돌리는 ‘슈킹’으로 850만원을 편취하기도 했다. 시내 불법환전소에서 중국으로 송금하던 기존의 보이스피싱과 다르게, 이들은 현금을 바로 환전하지 않고 백화점 상품권, 신발 등을 구매해 위안화로 되파는 ‘환치기’로 환전 수수료를 피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에게 알려준 입금계좌의 체크카드들. 김정연 기자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에게 알려준 입금계좌의 체크카드들. 김정연 기자

이번에 입건된 조직원은 총 53명이다. 총책 1명, 관리책 6명, 환전책 5명, 인출책 20명과 대포통장 판매자까지 포함됐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돈을 모은 계좌에는 100억이 넘는 보이스피싱 범죄수익이 들어있었지만,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해 일부 금액에 대한 범죄 피의자만 입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총책 김씨는 5억 이상의 범죄수익을 취득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기 4개 혐의가 적용됐다. 김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의자들은 범죄 가담 정도에 따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중랑서는 지난 3월 7100만원을 뜯긴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해, 지난 9월 3일 수사를 종료하고 마지막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했다. 48명을 검거했지만 총책김모(37)씨 등 5명은 아직 인터폴 수배 중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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