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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월 7,200,533원 … 와! 공무원연금

중앙일보 2018.10.09 00:35 종합 23면 지면보기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7,200,533. 공무원연금 1위 전 헌법재판소장의 월 연금액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나온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2016~2020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연금액을 동결했는데도 이 정도다.
 
공무원연금이 많을 수는 있다. 보험료(8.5%)가 국민연금(4.5%)보다 높다. 퇴직금은 최대치가 민간의 39%다. 고용보험·산재보험도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도 720만원은 놀랍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자료에서 “2009년, 2015년 개혁에서 고액 수급을 방지하는 다양한 조치를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도 지난 3월 연금을 받기 시작한 전직 외교부 공무원은 551만원, 지난해 10월 시작한 고위 법관은 565만원이다. 국민연금 1위는 204만원이다. 이것도 5년 수령을 늦춰 30% 보너스를 받은 것이지, 원래는 157만원이다. 평균을 따져도 공무원연금은 240만원, 국민연금은 51만원이다(10년 이상 가입자 기준).
 
공무원연금이 제도를 고쳤다 해도 여전히 후한 편이다. 지급률이 1년에 1.7%(2015년 전 1.9%)다. 국민연금은 1%다. 퇴직금에다 연금(평균수명까지)을 더한 생애소득이 국민연금보다 약 20% 많다고 한다. 공무원연금 보험료가 높다지만 국민연금 지역가입자(자영업자)는 2005년부터 9%의 보험료를 낸다. 퇴직금도 없고, 고용보험도 구멍이 뚫려 있다. 퇴직금 떼이는 근로자도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국민연금은 640조원을 쌓아놓고도 40년 후 기금 고갈을 걱정해 또 칼을 뽑았다. 공무원연금은 2001년부터 적자가 발생해 국고에서 연간 2조~3조원을 보전한다. 국고에 손을 벌리지 않으면 연금이 많든 적든 상관할 바가 아니다.
 
2015년 공무원·사학연금 개혁은 부분 개혁이었다. 군인연금은 1973년부터 적자가 생겨 국고에 손을 벌리는데도 부분 개혁도 안 했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는 국민이 ‘그래도 군인인데’라고 넘어갔다. 남북이 가까워지면서 이런 포용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2020년 공무원연금 재정 재계산이 돌아온다. 이 정부 들어 공무원을 늘리면서 재정이 더 안 좋아졌을 것이다. 3대 특수직역연금은 사회 갈등의 원인이다. 일본처럼 국민연금과 합하면 좋겠지만 당장은 불가능하다. 5년마다 고치는 게 차선이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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