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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간 실종 인터폴 총재, 알고보니 중국 기율위서 구금

중앙일보 2018.10.09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멍훙웨이. [EPA=연합뉴스]

멍훙웨이. [EPA=연합뉴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위에 중국 공안이 있었다. 본국인 중국을 찾았다 연락이 끊긴 멍훙웨이(孟宏偉·64·사진) 인터폴 전 총재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멍 전 총재는 지난 7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중국 공안부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멍 전 총재가 뇌물수수 혐의로 국가감찰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은 이날 새벽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안부 당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멍 전 총재의 부패 혐의 사실을 통보하고 공안부 조직이 일체의 동요 없이 당의 반부패 조사를 옹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공안부가 멍 전 총재의 뇌물수수 혐의를 이미 조사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정부의 의법치국과 반부패를 확고히 추진하는 결심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멍 전 총재 본인은 인터폴에 서면으로 사직서를 이미 냈고 중국 공안부도 인터폴 집행위원회에 공식으로 통보했다”며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예전처럼 인터폴의 업무를 지지하고 회원국들과 함께 범죄분야 실무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차기 인터폴 총재 후보자를 지명할 것인지에 대해 “인터폴 내부규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안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멍 전 총재는 지난달 프랑스에서 본국인 중국으로 출장을 떠난 뒤 연락이 끊겼다. 그의 아내 그레이스 멍은 지난 5일 리옹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어 그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며 상황을 알렸다.
 
신분 노출을 우려해 얼굴을 보이지 않고 기자 회견을 연 그레이스 멍은  “지난달 25일 (메신저 앱인) 왓츠앱을 통해 남편에게서 마지막 연락을 받았으며 당시 남편이 칼 모양의 이모티콘과 함께 ‘내 전화를 기다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는 남편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뜻”이라며 울먹였다. 전 세계 수사기관의 공조를 위한 조직인 인터폴의 수장이 실종된 초유의 사태였다. 그레이스 멍과 자녀들은 현재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고 프랑스 내무부는 밝혔다.
 
그레이스 멍이 기자회견을 열자 중국 정부는 그날 밤늦게 “멍훙웨이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짤막하게 발표했다. 인터폴 측은 중국 정부에 멍 전 총재의 신변에 대해 제대로 알려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그가 법을 위반해 반부패 당국인 국가감찰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만 밝혔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패 척결에 앞장서고 있는 강력한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인터폴 측이 이런 사실을 알린 지 하루 만에 멍 전 총재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멍 전 총재는 2016년 11월 중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인터폴 총재에 선출됐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 덕이었다. 그랬던 그의 몰락에 대해 일부에선 멍 전 총재가 2014년 실각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부패 사건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멍 전 총재가 저우 전 상무위원이 공안부장을 맡고 있을 당시 부부장으로 임명된 인사라서다. 그러나 한편에선 저우융캉 관련자들은 이미 4년 전 모두 제거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터폴 측은 한국 출신 김종양 집행위원회 수석부총재가 총재직을 대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영사,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김 수석부총재는 지난 2015년 인터폴 집행위 부총재에 당선됐다. 인터폴의 새로운 수장은 오는 11월 두바이 회의에서 선출된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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