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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임성재 “기다려 우즈”

중앙일보 2018.10.09 00:02 종합 19면 지면보기
2018~19 PGA 투어 개막전인 세이프웨이 오픈 마지막날 티샷하는 임성재. 그는 데뷔전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1부 투어에서도 활약을 예고했다. [AFP=연합뉴스]

2018~19 PGA 투어 개막전인 세이프웨이 오픈 마지막날 티샷하는 임성재. 그는 데뷔전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1부 투어에서도 활약을 예고했다. [AFP=연합뉴스]

“신인왕에 도전할 만한 강력한 후보다(strong candidate).”
 

PGA 1부 투어 데뷔전 공동 4위
2부 상금왕, 올시즌 신인왕 후보
다음 주 제주서 열리는 CJ컵 출전

지난 4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무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8~19시즌 주목할 신인 10명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임성재(20)를 첫 번째로 꼽았다. 지난 시즌 PGA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2승을 거두면서 상금왕까지 차지한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었다. PGA 투어는 “임성재는 웹닷컴투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면서 그가 올 시즌 1부 투어에서도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PGA 투어가 주목하는 투어 새내기, 임성재가 1부 투어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 밸리의 실버라도 리조트 골프장에서 열린 2018~19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그는 합계 13언더파를 기록, 공동 4위에 올랐다. 케빈 트웨이(30), 라이언 무어(36), 브랜트 스네데커(38) 등 연장전을 치른 미국 선수 3명(합계 14언더파)에겐 딱 1타가 모자랐다. 우승은 연장 세 홀 만에 버디로 승부를 결정지은 트웨이가 차지했다.
 
선두에 4타 뒤진 단독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임성재는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펼치면서 한때 10위 밖으로 밀릴 뻔 했다. 그러나 14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막판 5개 홀에서 버디 3개를 낚는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PGA 투어 데뷔전부터 톱5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임성재는 “끝까지 내 플레이를 하고 싶었다. 차분하게 잘 마무리했다”며 만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1998년 제주에서 태어난 임성재는 4세 때 골프클럽을 처음 잡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07년엔 당시 대한골프협회에서 공인한 국내 최연소 홀인원 기록(9세 113일)을 세웠다. 12세 때 일찌감치 국가대표 상비군 멤버가 된 이후에도 그는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17세였던 2015년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JGTO) 퀄리파잉(Q)스쿨을 동시에 통과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투어 생활을 하던 그는 지난해엔 일본 투어 톱10에 8차례 오르면서 상금 12위에 오르는 만만찮은 기량을 과시했다.
 
임성재는 지난해 12월, 웹닷컴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2위로 통과해 미국 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단 1년 만에 PGA 1부 투어까지 올라섰다. 임성재는 지난 시즌 웹닷컴투어 개막전과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월 시즌 첫 대회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8월 마지막 대회인 포틀랜드 오픈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시즌 내내 상금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것도 웹닷컴투어 사상 처음이었다.
 
임성재가 미국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었던 건 탄탄한 기본기와 체력에다 몰아치기 능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그는 골프계에서 ‘미스터 64타’로 통한다. 중요한 대회에서 종종 64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5년 KPGA Q스쿨 예선 1·2라운드와 본선 2라운드, JGTO Q스쿨 최종전 등 4차례 라운드에서 그는 각각 64타를 기록하면서 시드를 받았다. 2015년 8월 KPGA 챌린지 투어(2부)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도 그는 2라운드에서 64타를 쳤다. 웹닷컴투어 시드에 도전하던 1·2차 예선 때도 모두 마지막 날 64타를 쳤다.
 
1m81cm, 82㎏의 듬직한 체구인 임성재는 장타력도 갖췄다. 가볍게 쳐도 드라이브샷이 300야드를 쉽게 넘긴다. 또 스무살도 안 된 나이에 한국·일본에 이어 미국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도 임성재의 강점으로 꼽힌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 마지막 날 경기를 마친 뒤 “(PGA 투어 통산 8승을 거둔) 스네데커와 동반 라운드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스네데커는 어릴 때부터 TV에서 본 선수였는데 함께 플레이하다니 기분이 묘했다. PGA 투어 데뷔전부터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다음 주 고향 제주에서 열리는 PGA 투어 CJ컵(18~21일)에도 출전한다. 그는 “유명한 선수들과 경기를 해도 이젠 긴장하지 않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오면 더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또 다른 꿈은 ‘우상’ 타이거 우즈(미국)와 우승을 놓고 샷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올해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우즈를 만났다는 임성재는 “볼 때마다 신기하다. 그에겐 남다른 아우라가 있다”면서 “우즈와 플레이하는 게 내 소원이다. 우즈 같은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
생년월일: 1998년 3월 30일(제주 출생)
체격: 키 1m81㎝, 몸무게 82㎏
출신교: 한라초-계광중-천안고-한국체대(재학중)
골프 시작: 4세
프로 입문: 2016년
2018 웹닷컴투어 성적:
2승(바하마 클래식, 포틀랜드 오픈), 상금 1위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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