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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언론인 토막살해설…터키의 사우디 총영사관서 실종

중앙일보 2018.10.08 17:07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언론인 자밀 카쇼기 [AP=연합뉴스]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언론인 자밀 카쇼기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공개 비판해온 언론인이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실종됐다. 터키 당국자들이 영사관 안에서 그가 피살됐다고 밝힌 가운데 사우디에서 파견된 암살팀에 의해 토막 살해돼 외부로 옮겨졌다는 주장까지 전해졌다. 사우디 측은 이를 반박하고 있다.
 

사우디 실권자 빈살만 왕세자 비판한 카쇼기
터키 관리 "공관서 피살", 지인 "사체 토막내 반출"
'암살팀' 의혹 사우디인 15명 입국 경위 등 조사
사우디, 영사관 공개하며 반박…양국 갈등 커질 듯

 로이터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터키 당국자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며 “살인은 사전에 계획됐고 시신은 총영사관 밖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2011년 노벨평호상 후보였던 타와콜 카르만이 실종된 카쇼기의 사진을 들고 사우디 총여사관 밖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1년 노벨평호상 후보였던 타와콜 카르만이 실종된 카쇼기의 사진을 들고 사우디 총여사관 밖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60세인 카쇼기는 사우디 일간 알와탄의 편집국장을 지냈고 사우디 정보기관 수장과 주미 사우디대사 등을 지낸 투르키 알 파이살 왕자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비판 세력을 탄압하는 것을 비판해온 그는 신변 안전을 우려해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머물러왔다. 미국에서도 WP에 빈살만의 ‘숙청’ 등과 사우디의 예멘 공습 등을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카쇼기는 지난 2일 터키인 약혼녀 하티제와 혼인 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받으려고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 하티제가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나오지 않았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을 나오는 사우디 관계자들 [EPA=연합뉴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을 나오는 사우디 관계자들 [EPA=연합뉴스]

 DPA 통신은 터키 경찰로부터 범인들이 카쇼기를 살해한 후 사체를 토막 냈다고 들었다는 카쇼기 지인의 전언을 소개했다.
 
 터키 경찰은 공무원을 포함한 사우디인 15명이 비행기 2대에 나눠타고 이스탄불에 도착해 카쇼기가 영사관에 있던 날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출국했다고 밝혔다. 터키 당국자는 WP에 이들이 암살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터키 검찰은 사우디 총영사관의 출입 관련 CCTV 등을 조사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7일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결과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총영사관 측은 “카쇼기가 방문 직후 바로 총영사관을 떠났다"고 해명했다. 빈살만 왕세자도 터키 측에 영사관 수색을 허용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사우디 측은 로이터 취재진에 영사관 내부 찬장과 캐비넷까지 건물 내부를 모두 공개했다. 카쇼기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총영사는 영사관 건물 카메라에 당시 장면이 녹화되지 않아 카쇼기의 출입 영상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비원이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향하는 길을 차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비원이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향하는 길을 차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에르도안의 측근인 야신 악테이는 “사우디가 터키의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 터키에 정당하게 입국한 외국인은 모두 터키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며 “카쇼기가 살아 있다면 사우디는 증거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쇼기가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가 영사관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나갔다면 숨졌거나 마취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카쇼기가 살해됐다는 정보를 확인할 단계가 아니다”며 추가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언론에 말했다. WP는 지난 5일 자 카쇼기의 칼럼을 공란으로 내보냈다. 터키의 조사 결과는 터키와 사우디의 관계는 물론이고 빈살만을 보는 국제적 시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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