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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서울 신축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 못 놓는다

중앙일보 2018.10.08 11:48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서울시내 상가를 지나다 보면 불쾌한 열기와 수시로 맞닥뜨린다. 건물 외벽에 걸린 에어컨 실외기가 행인을 향해 더운 공기를 내뿜는 곳이 수두룩하다. 
서울 중구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걸려있다.[연합뉴스]

서울 중구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걸려있다.[연합뉴스]

서울시가 보행자를 괴롭히는 에어컨 실외기 대책을 8일 내놨다. 앞으로 서울에 신축되는 모든 건축물은 에어컨 실외기를 건물 외벽에 설치하지 못한다. 건물 내부나 옥상에 설치해야 한다. 시·자치구가 건축심의와 인·허가를 할 때 실내에 에어컨 실외기 설치 공간을 확보했는지를 점검하기로 했다. 확보가 안되면 인·허가를 받지 못한다. 건물 옥상이나 지붕 등에 설치하는 경우엔 건너편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는 위치에 설치 공간을 두거나 차폐시설을 세우도록 한다. 새 제도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박경서 서울시 건축기획과장은 “외벽에 걸린 에어컨 실외기가 발생시키는 열기·소음이 시민에게 불편을 주고,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화재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 도입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실내에 실외기 설치 공간 확보해야
시·자치구 인·허가가 받을 수 있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2006년부터 발코니 등 실내에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규정이 없던 2006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실외기를 외벽에 설치해둔 경우가 많다. 또 일반 건축물의 경우엔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건물 외벽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도로면으로부터 2m 이상 높이에 설치하거나 보행자에 직접 닿지 않아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박 과장은 “실외기 내부설치를 의무화하면 외부 설치된 높이 등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일도 사라지고, 보행자 불편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일반 건축물도 아파트처럼 에어컨 실외기의 건물 내부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의 한 건물에서 옥상에 에어컨 실외기를 두고 차폐시설을 설치했다.[사진 서울시]

서울의 한 건물에서 옥상에 에어컨 실외기를 두고 차폐시설을 설치했다.[사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에어컨 실외기 화재 건수는 570건이다. 전문가들은 실외기를 외벽에 설치할 경우 사고 위험이 높다고 진단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실외기가 외벽에 있을 경우 관리·점검이 어렵고, 전선이 비바람이나 강추위에 노출되면 화재 등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외벽에 걸린 실외기가 떨어질 경우 행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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