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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최후의 몸부림을 쳐보지만

중앙일보 2018.10.08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32강전 2라운드> ●박정환 9단 ○시바노 도라마루 7단
 
11보(146~163)=우변은 시바노 도라마루 7단이 노려볼 수 있는 흑의 마지막 빈틈이다. 이 장면에서 생각해낼 수 있는 백의 최선은 '참고도' 정도다. 백은 우중앙에 있는 흑 석 점을 잘라 먹어서 중앙에 실리가 많이 불어난 모습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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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이 정도 변화로는 흑백 실리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흑의 실리가 백의 실리를 훌쩍 압도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엘프고'는 '참고도'처럼 흑이 석 점을 잃는다고 해도, 우변을 넘어가는 것으로 승리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바노 도라마루 7단 역시 '참고도' 정도로는 승부를 뒤집기 어렵다는 걸 직감했나 보다. 152로 한 발짝 더 과감하게 적진으로 기습했다. 정상적인 진행대로라면 어차피 패배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시바노 도라마루 7단이 해볼 수 있는 최후의 승부수였던 듯하다. 
 
참고도

참고도

하지만 이 수는 멀리 가보지도 못하고 153으로 곧장 무용지물이 됐다. 백이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163까지 수순으로 꼼짝없이 흑이 파놓은 덫에 걸리고 말았다. a로 잇는다고 해도 b로 막으면 더는 도망갈 곳이 없다. 최후의 승부수까지 백지 수표로 돌아가자, 돌을 놓는 시바노 도라마루의 얼굴에서 점점 생기가 사라진다. (159…156)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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