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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번 가봐, 좋아

중앙선데이 2018.10.06 02:00 604호 32면 지면보기
『언니의 아지트』
저자: 신혜연 출판사: 버튼북스 가격: 1만 5800원

저자: 신혜연 출판사: 버튼북스 가격: 1만 5800원

“언니들은 갱년기 우울증 치료법, 자식들과의 관계 유지법, 실력 있는 의사 리스트, 싸고 맛있는 과일가게 목록 등 아주 요긴한 정보를 아낌없이 나눠준다. 요즘 나는 ‘언니 추종자’다.”  
 
저자가 후기에 쓴 이 말에는 ‘그런 언니’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녹아있다. 음식과 여행 콘텐트를 기획하는 헤이컴의 신혜연 대표가 ‘언니’로서 알려주고 싶은 요긴한 정보는 ‘영혼을 키워주는 제3의 공간’에 대한 것이다. 컬처·트래블·스타일·헬스&뷰티·푸드·프라이빗 등 6개 카테고리로 나눠 70곳을 소개했다. 여러 생활디자인 잡지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또 유명 백화점 콘텐트 디렉터로 총 30년간 일하며 높여온 안목과 쌓아온 내공으로 골라낸 곳이다. 더 이상 출근을 안 해도 되는 첫날, ‘이제 어디로 가지?’ 생각하다가 추려낸 목록이라고 했다.  
 
글은 정보서와 에세이의 중간쯤을 걷고 있다. 공간에 대한 깨알 소개가 아니라 그곳을 찾게 된 연유와 찾았을 때의 감정, 만든 사람 이야기와 공간의 특성을 살랑살랑 담았다. 공간을 아는 사람은 아는 대로,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대로 읽는 맛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외국 정상들의 잇단 방문으로 화제가 된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은 저자가 아끼는 곳 중 하나다. 완벽주의자로 꼽히는 정미숙 관장이 전국을 돌며 구입한 역사적 의미가 담긴 한옥 10채를 조립해 만든 곳이다. 2000점이 넘는 소장품 중 500여 점의 목가구를 교대로 전시하고 있는데, 워낙 정성스레 관리하는 덕분에 공개를 제한적으로 하는 방침에 대해 저자는 “이런 곳은 너무 활짝 열면 안 된다”고 고개를 주억거린다.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퀸마마마켓은 ‘감수성 충만한 여인들의 로망을 한 건물에 그림처럼 모아놓은 곳’이라고 설명한다. ‘오브제’로 유명한 패션디자이너 강진영과 윤한희 부부가 뉴욕에서 돌아와 차린 이 편집숍은 라이프스타일용품점과 서점과 카페가 근사한 하모니를 이루는 곳이다.  
 
LG상록재단이 경기도 광주에서 운영하는 수목원 화담숲도 추천한다. 이곳을 만든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뒤 이곳에서 수목장을 치렀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최근 일반인 관람객이 부쩍 늘어났다. 1300그루의 명품 소나무가 우거진 소나무숲과 세계분재대전에서 상을 받은 수령 94년의 바람맞은 모과나무가 있는 분재원을 중심으로 초록의 정기를 가득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산책을 마치고 리조트빌리지에서 즐기는 샤워와 맛사지는 한 번쯤 누려볼 만한 호사임에 틀림없다.  
 
그밖에 전시장·맛집·술집·숙박시설이 같이 있는 보안여관, 조선왕조 궁중음식의 명맥을 잇고 있는 궁중음식연구원, 함께 모여 바느질을 하고 수다를 떠는 갤러리 달드베르, 햇빛이 넘실대는 1층에 마련된 신구스포츠센터 수영장, 리처드 마이어가 지은 씨마크호텔 로비에서 바라보는 경포 앞바다 등이 잔잔하게 소개된다. 마지막 서너 쪽에는 소개된 공간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목차대로 일목요연하게 적혀있는데, 목차 대신 지역별로 구분해 주었다면 독자들이 투어 동선을 짜기에 더 용이하지 않았을까 싶다.  
 
글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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