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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쓴 가장 오래된 문헌 용비어천가, 16세기 판본 대구서 발굴

중앙일보 2018.10.04 16:12
한국국학진흥원이 공개한 용비어천가 3권 권수 부분.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이 공개한 용비어천가 3권 권수 부분.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의 작품인 '용비어천가'의 새로운 판본이 발굴됐다. 기존에 보물로 지정돼 있는 판본보다 1세기 정도 뒤늦게 인쇄된 판본이지만, 보존 상태가 기존 판본보다 훨씬 양호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초간본 보다 1세기 늦은 후쇄본이지만
보존상태 매우 양호, 사료 가치 뛰어나
국학진흥원 "국가문화재 지정 신청할 것"

한국국학진흥원은 용비어천가의 새 판본을 발굴해 572주년 한글날을 앞두고 이를 공개한다고 4일 밝혔다. 이 판본은 대구 달서구에 있는 영천 이씨 문중에서 보관하고 있던 것을 지난 6월 26일 국학진흥원이 현장 조사를 나갔다가 발굴했다. 현재 용비어천가 새 판본은 국학진흥원에 이관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이 공개한 용비어천가 표지.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이 공개한 용비어천가 표지.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이번에 발견된 판본은 용비어천가 전체 10권 5책 중 3~4권 부분이다. 훈민정음이 간행된 직후인 1447년(세종 29년) 5월에 만들어진 용비어천가 초간본과 내용이 일치한다. 다만 이 판본은 1세기 정도가 지난 뒤인 16세기 무렵에 다시 간행된 후쇄본으로 추정된다. 
 
조선 초기 악장 문학을 대표하는 용비어천가는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의 문헌으로 희귀본 중 희귀본이다. 정인지, 안지, 권제 등이 짓고 성삼문, 박팽년, 이개 등이 주석을 달았다. 책의 전래 과정이 분명해 15세기 국어학과 서지학 연구에서 가치가 매우 높다.
한국국학진흥원이 공개한 용비어천가 4권 권수 부분.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이 공개한 용비어천가 4권 권수 부분.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용비어천가엔 조선의 건국이 천명(天命)을 받아 이뤄졌다는 것과 조상들의 음덕을 찬양하는 내용, 후세 왕들에 대한 조언 등이 담겨 있다.   
 
기존의 용비어천가 판본은 보물 제1463호로 지정돼 있다. 이 판본들은 계명대(8~10권)·서울역사박물관(3~4권)·규장각(1~2권)·고려대 만송문고(1~2권·7~8권) 등에 흩어져 보관 중이다. 전체 10권 5책 중 5~6권(3책)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국학진흥원이 공개한 용비어천가 4권 권말 부분.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이 공개한 용비어천가 4권 권말 부분.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용비어천가 판본은 초간본의 후쇄본이지만 보존이나 인쇄 상태가 매우 뛰어나다. 기존에 보물로 지정돼 있는 용비어천가 판본이 부분적으로 훼손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며 "국가문화재로서 손색이 없다고 판단해 이른 시일 내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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