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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근속하면 목돈 준다는데, 청년 4명 중 한 명은 청년내일채움공제 중도해지

중앙일보 2018.10.04 15:55
청년에게 중소기업 취업과 장기근속을 유도하려 정부가 운용 중인 청년내일채움공제가 가입한 청년 4명 가운데 한 명은 중도에 해지하는 등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는 청년이 중소기업에 신규 취업해 2년 이상 근무하면 최대 3000만원(3년 근무)까지 목돈을 만들어주는 제도다. 예컨대 청년이 중소기업에서 2년간 일하면서 3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900만원, 기업이 400만원을 추가로 부어 1600만원을 쥐여주는 형태다.

지난해 중도해지 23%, 지원금만 144억6000만원
올해도 4460건 해지해 2016년 두 배 넘어
지난해 청년공제사업비 집행, 절반도 안 돼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함께성장 중소벤처 일자리박람회’에서 청년들이 참가업체 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함께성장 중소벤처 일자리박람회’에서 청년들이 참가업체 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중앙포토]

 
신보라(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했다가 중도에 해지한 건수는 9295건이나 됐다. 전체 청약 가입자 4만170명 중 23.1%다. 중도해지 지원금만 144억6000여만 원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8월 말 현재 4460건이 중도해지한 것으로 나타나 2016년 중도해지 건수(1970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신 의원은 "청년들은 막상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에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직하면 공제제도 지원이 중단되는 등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청년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입사 뒤 1개월 안에 가입토록 한 조건을 3개월로 늘려 충분한 회사 탐색기간을 가지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3개월 내 이직하면 공제제도 가입자격을 주는 셈이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이런 제도개선으로 청년의 중소기업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취업포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활용해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있다는 청년은 86.6%였다. 그러나 정부 지원이 중단되면 계속 근무할 생각이 있다는 청년이 27.6%뿐이었다. 신 의원은 "장기근속을 유도하려면 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지원금이 끊기면 회사를 그만두는 엉뚱한 효과를 내는 임시방편으로는 중소기업 구직난과 청년실업 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중소기업에선 청년내일채움 공제를 임금부풀리기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 공고를 내면서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지원금을 합한 금액을 연봉인 것처럼 표기하는 식이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은 당초 본예산 476억원에다 추경 233억원을 합해 709억원을 편성했지만 집행은 절반도 안 되는 314억원에 그쳤다는 것이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결과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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