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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아베 친하지만, 미일동맹 균열 이미 시작됐다"

중앙일보 2018.10.04 13:40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장관과 조셉 나이 하버드 교수 등 미국의 외교안보전문가들이 3일 “미·일 동맹이 심각한 리스크에 빠졌다”는 내용의 정책제언집을 발표했다고 4일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다.
 

CSIS '아미티지-나이 보고서' 미일동맹 경고
"미국 제일주의ㆍ독재자와 교류 서슴지 않는 트럼프"
"두 정상 공동 가치에 대해 말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친하지만 동맹의 미래는 불명확"

총 17페이지짜리 이 보고서는 첫 머리부터 “일본은 미국의 가장 유능한 동맹국가이지만, 미·일 동맹은 압박과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군비확장이라는 외적 요인에 외에도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권의 탄생이라는 내적 요인을 미·일 동맹 약화의 배경으로 지적했다. 
 
CSIS가 발간한 아미티지-나이 보고서. [사진 CSIS 홈페이지]

CSIS가 발간한 아미티지-나이 보고서. [사진 CSIS 홈페이지]

 
그러면서 “두 나라 지도자들이 친밀한 개인적 유대를 즐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일 동맹의 미래는 21세기 그 어느 때 보다도 불명확하다", "동맹관계에 균열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제분야에선 보호주의적인 정책을 취하고, 안보분야에선 “해외 주둔 미군의 존재를 의문시”하는 한편, 독재주의국가 지도자와 교류도 서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를 원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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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미·일 두 정상이 더 이상 공동이 가치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지 않는다”면서 “인권, 민주주의, 자유무역, 법치 등 그동안 공유해왔던 가치에 대한 인식이 약화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미·일 동맹의) 중요성은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의 역할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일본이 과거엔 미국의 전략을 지지해왔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질서를 지키는 대등한 파트너”로서, “만약 미 정권이 그 공통목표에 단기적으로 등을 돌리더라도 (미·일 관계를) 앞으로 전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일본 내각홍보실 제공]

23일(현지시간)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일본 내각홍보실 제공]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CSIS에서 발간한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엔 빅터 차, 마이클 그린 등 연구진 등이 참여했다. 정책제언집은 2000년, 2007년, 2012년에 각각 발간되었으며, 이번이 4번째다. 지금까지는 대일정책의 청사진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처럼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아미티지는 공화당 온건파 외교안보정책 전문가로 레이건 정권에서 국방차관보, 아들 부시 정권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조셉 나이 교수는 카터 정권에서 국무차관 대리, 클린턴 정권에서 국방차관보 등 민주당 정권에서 요직을 역임한 국제정치학자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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