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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종사자 46%, 성희롱·성폭력 경험…피해자 75% 참는다”

중앙일보 2018.10.04 13:34
영화계 종사자 46%가 입문 준비 과정부터 성희롱과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영화계 종사자 46%가 입문 준비 과정부터 성희롱과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영화계 종사자의 46.1%가 입문 준비 과정에서부터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자 대부분 문제를 인지하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2017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여성가족부가 전국 226개 시·군·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공무원 11.1%가 성희롱 및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답변한 조사의 4배를 넘는 수치다.
 
자료에 따르면 75%에 이르는 피해자들이 문제 발생시 ‘문제라고 느끼지만 참거나’(44.1%) ‘자리를 피하는 정도’(30.7%)로 공적인 대처 또는 문제제기를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이유로 ‘넘어가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으로 생각되어서’(34.1%), ‘대처 방법이나 도움받을 곳을 잘 몰라서’(26.7%), ‘캐스팅이나 업무 수행에서 배제될까 봐’(25.9%) 등의 순이었다.
 
발생 단계는 직군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배우’(50.4%)는 영화 입문 단계에서 피해 경험이 가장 높았고, 작가(41.2%)와 제작(32.5%)는 ‘프리-프로덕션’(제작 착수 전) 단계에서 미술·소품·분장·헤어·의상(66.7%)과 같은 현장 스태프는 프로덕션(제작) 단계에서 피해 경험이 높았다.
 
피해자의 소극적 대응의 배경에는 영화계의 수직적 조직 문화가 자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화계의 특수한 조직문화가 불안정한 고용구조로 연결되고, 피해자의 공적 대처를 어렵게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영화계 전반의 성차별적 구조를 개선하고 성평등 문화 정책을 정착시키기 위한 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직급·직군·연령별 피해가 복잡하게 작용하므로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실태조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3월 개소한 한국영화 8월 발족한 진흥위 내 한국영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내고 중재하는 기구가 되어야한다”고 주문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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