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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3년 된 친선조약 깬다" vs 이란 "제재에 중독된 미국의 실패"

중앙일보 2018.10.04 12:26
미국이 3일(현지시간) 63년 된 ‘미ㆍ이란 친선, 경제관계 및 영사권 조약’을 파기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두 나라 간 경제관계, 영사권을 확립하는 1955년 협정을 끝낸다”고 밝혔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조약 파기를 선언한 것은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해 "인도주의 분야 제재를 철회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ICJ 측은 3일 “미국 정부는 의약품과 의료 장비, 식료품, 민간 항공기 부품 등을 이란에 수출하는 데 방해가 되는 제재를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또 “미국의 제재로 인도주의적 필요에 따른 식품 등이 부족해지면 이란에서 개인의 건강과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재개했다. 다음달 4일부터 이란 석유 수출을 금지하는 2차 제재까지 시작되면 이란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된다. 이에 이란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제재는 양국이 1955년 체결한 친선조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ICJ에 제소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판결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이란은 ICJ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솔직히 말해 이 조약은 39년 전에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일침을 놨다. 이란 혁명으로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이 일어나 서로 등을 돌리게 됐던 1979년에 이미 폐기했어야 했다는 뜻이다.
 
폼페이오는 또 “테러를 지원하는 등 지금까지 이란이 저지른 악한 행동들을 볼 때 이런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현재 이란 정부는 중동 전역에서 위협을 가하는 데 돈을 쓰고 있으며, 그런 일을 그만둔다면 분명 자국민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ICJ를 겨냥한 발언도 했다. 그는 “우리는 안보를 위해 필요한 합법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을 뿐”이라며 “ICJ는 제재와 관련한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며 비판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한 “다른 모든 조약 또한 검토하겠다”며 “근거 없는 (타국의) 주장이 우리를 상대로 제기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AFP=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AF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과 미국의 사이가 좋던 때 맺은 친선 조약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사실상 어떤 효력도 없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이란 고립 작전 중 하나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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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란 정부는 ICJ의 판결에 환호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무법자”라고 비판하며 “제재에 중독된 미국 정부의 또 다른 실패”라고 비꼬았다. 또 이번 판결은 “법치주의의 승리”라고 썼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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