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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부산 이전” “전주 금융도시가 대선 공약”

중앙일보 2018.10.04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부산이 금융 중심지로 자리 잡는 것은 국가적 책무다.”
 

민주당 부산 의원들 법 개정 추진
전북은 “금융공기업 우리쪽 와야”
영호남 쟁탈전으로 번질 조짐

2일 오후 3시 부산 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부산 금융 공공기관 현안 간담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한 말이다. 부산 연제구가 지역구로 당 최고위원인 그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금융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해 부산이 금융 중심지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금융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가 쟁점화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122개 공공기관을 옮기도록 당정 간에 협의하겠다”고 말한 게 도화선이 됐다. 이후 부산 지역 의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금융 공공기관 부산 이전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김해영 의원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을 부산에 유치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법(4조)과 수출입은행법(3조)은 각각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부산 사하갑이 지역구인 같은 당 최인호 의원도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162개를 지방으로 보내는 내용의 ‘공공기관 추가 이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혁신도시에 20만 명이 이주했고, 세수도 30배가량 늘었다”며 “지난 10년간 멈춰 있던 공공기관 이전 논의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여당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차기 총선을 앞두고 ‘뭔가 보여 줘야 한다’는 의욕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부산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몰표를 주다시피 했고,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롯한 구청장 16명 중 13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부산지역의 한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으로 일종의 부채가 생겼다”며 “지방권력이 바뀌었음에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다음 총선 때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기관과 다른 지역의 반발이다. 노무현 정부 때도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은 서울을 동북아 경제의 중심으로 키우는 데 필수적이란 이유로 서울에 잔류했다.
 
자칫 ‘영호남 갈등’으로 번질 기미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전주에 조성된 전북혁신도시를 서울·부산에 이은 제3의 금융 도시로 키우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지난달 공공기관 이전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부산상공회의소가 ‘제3 금융 중심지 지정’에 항의하는 성명을 내놨다. 하지만 전북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금융타운 종합개발계획을 세우는 등 금융공기업 이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전북도 되찾아와야 할 고토(古土)다. 지난 총선 때 국민의당 바람에 밀려 전체 9석 중 2석밖에 건지지 못했다. 부산에서도 이런 사정을 의식해 2일 간담회 때 “전략적으로 전주는 무시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정치권에선 국정감사가 끝나면 이 이슈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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